“텃밭 의원이면 총대 메야” vs “주민은 정치쇼 원치 않아”
▼ 대구 동갑 ‘眞朴’ 정종섭 前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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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에선 (대부분 전략공천을 통해) 의원이 너무 쉽게 됐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대표 역할을 하기보다 자리를 즐겼다. 국가 이익과 관련한 논쟁에 참여하지 않는 거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쟁에서 빠졌나.
“지금 국회가 마비됐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입법촉구 운동에 참여하는 게 정상이냐. 이 순간에도 (TK 의원들이) 나서서 얘기해야 할 것 아니냐.”
―왜 TK 의원들만 총대를 메야 하나.
“2012년 19대 총선 공천 당시(정 전 장관은 그때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공천 과정에 깊이 참여했다) TK 지역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략공천을 한 거다. 따라서 다른 지역 의원 역할만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여기에 덧붙여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과 공격적으로 토론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게 TK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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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진박 후보들은 왜 모였나.
“대통령을 모신 사람들끼리 아침이나 먹자고 내가 불렀다. 그 자리에서도 국회의원이 되면 국가 개혁에 올인(다걸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나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대통령을 모신 사람이 아니지 않나.
“두 사람은 지역에서 새로운 인물로 부각되지 않았나. 이 전 구청장은 내 옆 지역구(동을)로, 자신이 앞장서서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 하니 나로선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얘기를 정돈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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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개혁이다. 의원 프리미엄을 없애야 한다. 의원 세비도 행정부처의 국장급 정도만 받으면 된다. 입법 활동을 보좌해야 할 보좌진이 운전기사를 하는 게 말이 되나.”
▼ 대구 중-남 ‘유승민계’ 김희국 의원 ▼
―친박(친박근혜)계가 ‘TK 물갈이’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는 권력 투쟁이다. 누구나 자기 권력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총선 결과에 따라 당권 싸움이 벌어지고, 이어 대권 싸움이 벌어진다. 다음 농사를 준비하는 것 아니겠나.”
―최경환 의원 등은 ‘TK 현역 의원이 박근혜 정부를 안 도와줬다’고 주장하는데….
“돕지 않은 게 아니다. 대구 의원은 모두 경제 활성화법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 빨리 처리하길 원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에는 김영란법 처리나 공무원연금법 개혁에 몸 바쳐 일했다.”
―당 일각에선 야당의 공세가 있을 때마다 충청이나 강원 지역 의원들이 ‘돌격대’가 된 반면 TK 의원들은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의원이라고 아무 때나 나설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게 역할이 주어졌을 때는 최선을 다했다.”
―최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권의 뒷다리를 잡았다”고 비판했다.
“그건 관점의 차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최상이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재원이 확보됐는지 묻고 싶다. 결국 기초연금을 노인 모두에게 줬나. 담뱃값을 올렸다고 흡연율이 떨어졌나. 경제성장률 3%를 달성했나. 거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거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최 의원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건지.
“대답하지 않겠다. 국민의 사기를 높이려고 그러는 거라고 본다.(웃음)”
김 의원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곽상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진박 6인 회동’의 멤버다. 김 의원은 ‘진박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런 행위가 주민들의 요구와 일치할지 의아했다. 주민의 요구는 정치적 쇼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지역구민 2만 명 중 1만9000명은 먹고사는 문제에 신경을 쓰느라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누가 진박인지, 비박인지 구분도 안 되는 거다.”
―‘물갈이론’ 주장이 억울하진 않나.
“억울하지 않다. TK 물갈이론은 유권자가 결정한다. 유권자의 눈빛은 칼끝보다 무섭다.”
대구=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대구=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