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후쿠다는 황소개구리…식성 좋은 엄청난 선수”
“장기전으로 가서 판정으로 승부를” 조언
“후쿠다 선수는 황소개구리 같은 존재죠. 차정환 선수가 이기려면 장기전으로 가서 판정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승부요? 전력에선 후쿠다가 7대3 정도로 우세하죠. 차정환의 입장에선 힘든 경기가 될 것입니다.”
이종격투기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10대 1의 ‘깜냥’도 안 되는 상대이지만 무대 위에서 의외의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게 이종격투기다. 그래서 이종격투기에 열광한다.
하늘에 태양은 하나다. 챔피언이 둘이 될 수는 없다. ‘짱돌’ 차정환은 후쿠다 리키의 벽을 넘어 챔피언벨트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두 선수를 분석해 보자
현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후쿠다 리키. ‘후지산의 활화산’ 같은 무시무시한 선수다. 신장 182cm. 22승7패1무. 레슬링 스타일이다. 자타공인 아시아 미들급 최강자다. UFC에서도 활동했다.
승률은 50%선. 서양인 체급인 미들급에서 절반의 승률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그의 경쟁력을 보여준다. UFC에서 KO로 진 경기는 거의 없다. 지더라도 판정까지 가서 아슬아슬하게 졌다. 그만큼 실력이 뒷받침 된 선수다. 체력이 좋아 스테이너로 상대를 누르는 스타일이다. 타격 클런치에 이어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 승부를 건다. 힘을 앞세워 ‘거머리가 피를 빨아먹듯’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특히 한국선수 킬러다. 김희승 윤동식 이둘희 전어진 등 한국의 파이터들을 모두 TKO로 제압했다.
타이틀 도전자 차정환은 어떤가. ‘짱돌’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파이팅이 좋은 선수다. 신장 182cm로 후쿠다에 뒤지지 않는다. 전적 11승5패1무. 주짓수에 능한 스타일이다. 기술이 좋다.
찬스만 오면 그대로 마침표를 찍는다. 원래 미들급보다 낮은 웰터급 파이터지만 국내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미들급으로도 활동한다. ‘챔피언 타이틀이 없는’ 국내 웰터급 최강자다. 스피드와 타격, 기술, 체력이 좋다. 약 1년 3개월 만의 경기다. 경기감각이 변수다.
차정환은 후쿠다 리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후쿠다는 단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강한 파이터다. 분야를 하나하나 따지면 잘하는 선수는 아닌데,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한다. 다만 주먹이 공격적이지는 않다”고 평했다. 이어 “후쿠다가 상대의 주먹을 두려워한다. 어차피 똑같은 사람이고, 나랑 신체조건도 비슷하고, 나보다 나이도 많으니까 자신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후쿠다가 다소 앞선다. 그러나 늘 예외는 있는 법. 격투기 전문가 김대환 해설위원은 “차정환은 KO나 서브미션보다는 장기전으로 끌고 가 판정으로 승부하는 것이 이기는 지름길”이라며 필승카드로 장기전을 주문했다. 차정환은 후쿠다를 꺾고 안방에서 포효할 수 있을까. 초시계는 31일을 향해 빠르게 돌진하고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