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마다 색다른 템플스테이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의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겨울 눈 쌓인 전나무 숲길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겨울 산사에 잠시 머무르면 속세로 돌아와서도 찬 바람이 이마를 에일 때마다 절 마당으로 돌아간 듯 ‘쨍’ 하고 정신이 맑아지는 듯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수행자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가 전국 120여 개 사찰에서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사찰마다 차이는 있지만 예불, 참선, 발우공양(식사 수행), 다도(茶道), 울력(함께 일하기), 108배 등 프로그램은 대개 진행한다. 하루 세 번 있는 예불 중 가장 이른 새벽 예불은 오전 4시 반에 시작되니 ‘몸의 휴양’만이 목적이라면 템플스테이가 아닌 다른 쉴 곳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템플스테이는 바쁜 일상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겨울철 템플스테이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주전부리다. 절에서는 나무를 때는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 종종 잔열로 고구마나 밤을 굽는다.
경남 문수암 스테이에는 참가자들이 장작을 패고 그 장작으로 구운 노릇한 군고구마와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시간이 있다. 영동 반야사도 고구마 밤 가래떡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뜨끈한 아랫목이 있는 차실을 개방하고 있다. 예산 수덕사와 해남 미황사 등도 마찬가지다. 참가자들과 겨울 산행을 하는 사찰도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함께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리 알리면 된다. 두꺼운 외투 양말 속옷 등산화 세면도구 등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수행 공간이기에 음주 흡연 고성방가 등은 금지다. 자세한 정보는 템플스테이 인터넷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