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상한선 기준 벗어난 강화군… 어느 선거구로 갈지 초미의 관심 여야 의석 확보 위해 수싸움 치열
4·13총선을 80일도 채 남겨두지 않고도 선거구가 아직 안갯속에 가려져 인천지역 총선 판도에 혼란이 일고 있다. 인구 상한선을 크게 초과한 연수구의 분구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인구 하한선을 하향 조정할 경우 부평구도 현재 2개에서 3개(갑, 을, 병)로 늘어날 수 있다는 여야 잠정 합의안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자 찬반 논란이 거세다.
특히 서-강화을에서 분할될 가능성이 높은 강화군은 선거구 조정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강화군을 계양을에 편입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중-동-옹진과 통합해 도서지역을 단일 선거구로 묶어야 한다는 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야가 이에 대한 당론을 공식화하지 않자 해당 지역 내 지방의원, 주민단체 간 설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계양구의회 더민주당 소속 구의원 5명은 22일 임시회에서 “강화군과 계양을 통합은 위헌적 요소를 지닌 일고의 가치도 없는 ‘현대판 게리맨더링’”이라고 규정하고 ‘계양동·강화군 선거구 통합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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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은 1995년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된 직후 15대 총선에서 계양-강화을 선거구였지만 위헌 시비가 일자 16대부터 서-강화을 선거구로 바뀌었다. 선거구가 오락가락할 때마다 “생활권이 다른 행정지역과 하나의 선거구로 획정한 것은 강화도 주민들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강화군과 인천 도심 간 교통로 차단 등 ‘특별한 사정’을 제시하면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강화군을 중-동-옹진으로 통합하는 안에 대해서는 지역 반발이 아주 거세다. 옹진군 등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주민 간담회 등을 통해 “강화군은 농업 중심이고, 옹진군은 어업 위주의 전형적인 도서지역으로 생활정서가 상당히 다르다”며 단일 선거구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화군이 이 3곳과 통합되면 선거구 면적이 기존에 인천 전체 면적의 30%에서 70%를 차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중-동-옹진-강화가 한 선거구로 통합되면 인천의 10개 구군 중 4개에 이르고, 면적도 70%나 돼 국회의원 한 명이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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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권연대의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조택상 전 동구청장은 강화군과 중-동-옹진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15대 총선처럼 강화군을 계양을과 통합하는 안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다. 강화군이 인천 선거구 조정의 ‘뜨거운 감자’로 작용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