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LPGA투어 신인왕을 노리는 새내기 프로골퍼 이효린이 22일 경기도 용인의 태광골프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스포츠동아DB
“당연히 목표는 신인왕이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새내기 이효린(19·미래에셋)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작년 11월 전남 무안골프장에서 열린 시드전에서 20언더파를 적어내며 수석 합격했다. 역대 최저타 신기록(종전 13언더파)으로 KLPGA 입성에 성공했다. 이효린은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로 ‘역전의 여왕’을 선택했다.
● 국가대표 거친 기대주
이효린의 아버지 이정전씨는 골프를 좋아했다. 딸에게 어떤 운동을 시킬까 고민하던 그는 주저 없이 골프를 선택하고 딸의 손에 골프채를 쥐어줬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어린 나이에도 남학생들과 팔씨름을 하면 이길 정도로 힘이 셌다”는 게 부친 이씨의 설명이다. 그렇게 시작한 골프는 재미있지 않았다. 아빠와 둘이서 하는 훈련이었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골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울산에 있는 골프아카데미에 들어가 또래 친구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또래들과 함께 연습하고 레슨을 받으면서 하나씩 기술을 배워가다 보니 점점 재미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성적도 좋아졌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때 처음 대회에 나가 108타를 쳤다. 몇 년씩 골프를 배워온 또래의 다른 선수들은 모두 70대 언저리를 칠 때였다. 부친 이씨는 딸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지옥훈련을 떠났다.
“두 달 동안 120라운드를 했다. 그렇게 훈련하다보니 확실히 실력이 좋아졌다.”
●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될 것
3부(점프)투어에서 프로 첫 발을 내딛었다. 마지막 4개 대회에 연속 출전하며 두 번의 준우승을 기록, 당당히 상금랭킹 1위(4개로 구성된 회차별 상금랭킹)로 정회원 자격을 받았다. 정규투어 무대로 올라서기 위해선 마지막 시드전 뿐이었다. 예선전에선 운이 좋았다. 39명을 뽑았는데 34위로 통과했다. 그것도 딱 1타 차였다.
“예선 첫날 2오버파를 쳤는데 마지막 홀에서 티샷 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했다. 제 기억엔 바람이 세게 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음날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운이 따랐다고도 볼 수 있지만, 벼랑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강한 승부근성 덕분이다. 이효린은 “마지막 한 홀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하려고 노력한다. 이날도 첫날 OB가 났을 때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 트리플보기를 하지 않고 더블보기로 막았다. 만약 일찍 포기했더라면 예선전에서 떨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효린은 24일 태국으로 떠나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스승 염동훈 코치가 있는 카오야이에서 약 한 달 동안 지옥훈련을 하면서 시즌을 대비한 마지막 점검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두 가지로 정했다.
“경쟁자도 많고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2016년 신인왕과 우승, 둘 다 이뤄내겠다.”
● 이효린은?
1997년 8월 20일 / 신장 163cm / 연세대 체육교육과(1학년) / 드라이브 평균거리 250야드 / 2014년 골프 국가대표 / 2015년 KLPGA 점프투어 15, 16차전 준우승 / 2015년 KLPGA 시드전 수석 통과(20언더파)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