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사정위 불참-복귀 반복… 1998년 출범후 10번째 불참선언 金, 대타협 이후 존재감 없어
한국노총은 1998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이번까지 10차례나 불참 또는 탈퇴를 선언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불참과 복귀를 두 번이나 반복했다. 2013년 12월 철도노조 파업 때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노사정위에 불참했고 8개월 뒤 복귀했다. 지난해 4월에는 2대 지침 철회를 요구하며 노사정위에서 이탈했다가 넉 달 뒤 복귀해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결국 126일 만에 다시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의 ‘불참’ 카드는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일뿐더러 내부 강경파와 온건파의 갈등을 봉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노동 개혁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노사정위 불참 카드를 쓰면서 냉각기를 갖고, 이후 정부가 제시하는 ‘당근’을 명분으로 강경파 반발을 잠재우고 다시 복귀하는 전략을 써 온 것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출범부터 참여한 이유는 26개 산별노조와 16개 시도지역본부, 84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내부 강온파의 갈등에 따라 노사정위 불참과 복귀를 되풀이하는 것은 내셔널센터의 리더십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노동계와 정부를 싸잡아 비판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역시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김 위원장은 9·15 대타협의 일등공신이란 평가를 받았다. 노동계가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려 할 때마다 중재안을 적극 제시하며 대타협을 이끌었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12월 초 노정 갈등이 불거진 시점부터는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타협 이행과 실천을 감독하는 역할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노동계를 배려하지 않고 2대 지침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한국노총 지도부는 리더십을 더 발휘해야 하고, 정부도 노동계와 끝까지 대화하는 게 노동 개혁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