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박카스D(약국판매용)는 1506억 원, 박카스F(편의점·마트판매용)는 503억 원어치가 각각 팔렸다. 1961년 첫선을 보인 후 지난해까지 박카스의 누적 매출액은 4조2000억 원으로 총 192억 병이 팔려 나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팔린 박카스 병을 눕혀 놓고 길이를 재면 지구를 57바퀴 돌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단일 제품이 연 매출 2000억 원을 넘기는 일은 식품업계에서도 흔치 않다. 2014년 기준으로 대표적인 조미료인 대상 미원의 국내 매출액은 1005억 원, 오리온 초코파이는 1050억 원이다. 연 매출액이 2000억 원을 넘는 제품은 동원F&B의 동원참치 캔(3500억 원)과 농심의 신라면(4000억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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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의 성공 비결로는 끝없는 변신과 꾸준한 마케팅이 꼽힌다. 박카스는 제일 처음 나올 때 지금과 달리 알약 형태였다. 얼마 후에는 앰풀 형태로 바뀌었다. 1963년 8월에 지금과 비슷한 병 제품이 선보였으며 이 제품이 박카스D다. 동아제약은 1990년대 초에 박카스F 제품을 새로 내놓았고, 2005년 3월에는 타우린 성분을 갑절(2000mg)로 늘린 박카스D(더블)까지 내놨다.
일반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광고 카피에 특히 신경을 써 왔다는 게 동아제약의 설명이다.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지킬 것은 지킨다’ ‘꼭 가고 싶습니다’ 등의 광고 카피는 세간의 유행어가 됐다. 한가인, 고수, 주진모 등 여러 배우들이 신인 시절 박카스 광고를 찍었다가 나중에 톱스타로 성장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1998년부터 시작한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박카스의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박카스라는 이름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에서 따왔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89)이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에서 박카스 동상을 보고 이 이름을 지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