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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잘돼 갑니까”… 安 “최선 다해야죠”

입력 | 2015-12-31 03:00:00

17일 만에 김근태 추도식서 만나… 휴게실서 5분간 어색한 동석




냉랭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의원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13일 안 의원이 탈당한 뒤 17일 만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신당 작업은 잘돼 갑니까?”(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바빠서) 아마 연말연시 다 없을 것 같습니다.”(무소속 안철수 의원)

문 대표와 안 의원이 30일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의원의 4주기 추도식에서다.

두 사람은 추도식에 앞서 휴게실에서 만나 인사한 뒤 5분 동안 동석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침묵이 여러 차례 흘렀다. 문 대표가 “신당 준비는 잘되느냐”고 물었고, 안 의원은 “선거구 획정 관련 여야 협상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식의 의례적인 대화만 오갔다.

1시간여 진행된 추도식 내내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떨어져 앉아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문 대표는 미사실 오른쪽 좌석에 홀로 앉은 안 의원을 슬쩍 본 뒤 왼쪽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인영 의원이 안 의원에게 함께 앉을 것을 권했지만 안 의원은 “아무래도 같이 (사진에) 찍히는 게 좀…”이라며 거절했다.

문 대표는 추도식이 끝난 뒤 “어색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 어떻게 하겠느냐. 앞으로 좋은 경쟁도 해나가야 되고, 언젠간 합치기도 해야 되고, 길게 보면 같이 갈 사이인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통합에 대해선 이미 (내년 총선에서 더민주당과 연대·단일화가 없다는) 원칙을 여러 번 말했다”고 일축했다.

더민주당엔 선을 긋고 있지만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의원들은 각각 역할을 나눠 호남 신당 세력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주홍 의원은 전날 ‘국민회의’ 창당을 준비하는 천정배 의원과 만나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도 잘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통합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문병호 의원은 전날 탈당을 고민하는 장병완 의원(광주 남)과 만나 탈당 시기를 상의했다고 한다. 유성엽 의원도 정동영 전 의원을 포함한 신당 세력을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더민주당의 탈당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탈당 수순을 밟고 있는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이날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오찬을 함께하며 야권 통합에 대해 의논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길호 kilo@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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