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종욱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주장이 됐다. 그는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며 인생 공부를 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캡틴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NC 주장 이종욱의 2015년
보지 못한것들 배워 나간 힘든 한해
선수들 잘해줘서 내 부족함 가려져
내년도 또 주장…팀에 더 보탬될 것
인생 공부한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종욱은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내가 못한 게 그나마 가려졌다”고 할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깨달음도 컸다. 그는 “그동안 나 개인만 야구를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주장을 하면서 팀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 구장에 나가도 내 몸을 푸는 것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괜찮은지 먼저 살펴보게 되더라. 주장을 하면서 말수도 많아졌다. 라커룸 분위기가 처져있으면 후배들에게 실없는 농담도 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종욱에게 1년은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는 2003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올해로 13년차인 베테랑이지만, 야구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 그는 “주장을 해보니 비단 선수들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와의 관계, 코칭스태프와의 관계를 잘 조율해야 하더라. 오랫동안 야구를 해왔지만 그동안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봤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인생 공부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물론 만족하진 않는다. 이종욱은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어 내년 시즌에도 캡틴을 맡게 됐지만, 스스로는 “아직 부족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올해 가장 아쉬운 점은 개인 성적이었다. 그는 올 시즌 125경기에서 타율 0.268, 5홈런, 52타점, 63득점, 17도루를 올렸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준 활약에 비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이종욱은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해야 하는 주장이었기 때문에’라는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는 “시즌 초반 안 좋을 때는 그런 핑계를 대보려고도 생각했다”며 “그건 말 그대로 핑계였다. 내가 못한 것에 대해선 변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