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도전 이어 야구후진국 돕는 글로벌 파트너로
KBO출신 선수 잇단 ML진출 위상 강화
호주·오스트리아 등 타리그 개척자도
저개발국가 지원 야구외교 한몫 톡톡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유럽인들은 지브롤터 해협이 세계의 끝인 줄 알고 살았다. 그러나 관념의 한계를 깨트리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자 넓은 세상이 나타났고, 역사가 달라졌다. 의식의 확장은 결국 활동공간의 확장이기도 하다.
● ML, 꿈의 영역에서 현실의 무대로!
상상으로만 가능한 곳인 줄 알았던 메이저리그가 이제 현실적 공간이 됐다. 2013년 류현진(28·LA 다저스)에 이어 2015년 강정호(28·피츠버그)의 안착으로 KBO리그 선수들의 길이 열렸다. 2016시즌에는 박병호(29·미네소타), 김현수(27·볼티모어)가 가세한다. 이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류현진과 중부지구 강정호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추신수(33·텍사스), 중부지구 박병호, 동부지구 김현수까지 미국 전역에 퍼지게 됐다. 이대호(33)와 오승환(33)까지 가세하면 활동 영역은 더욱 넓어진다.
그동안 KBO리그의 S급 스타들이 가던 일본에는 이대은(26·지바롯데)만이 남아있다. 몸값경쟁력에서 KBO리그가 일본리그에 밀리지 않게 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거듭된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을 통해 그만큼 한국야구의 내적 역량에도 자신감이 붙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한 상징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야구 해외봉사, 이젠 재능기부 형태로”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국경 바깥의 야구지도는 미국, 일본, 대만이 전부였다. 그러나 호주가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0년 구대성(46)이 첫 발자국을 남긴 이래 임경완(40)과 이혜천(36)이 그 뒤를 이었다. 두산은 내년 스프링캠프를 호주 시드니에 차릴 예정이다. 심지어 유럽으로까지 KBO리그의 발길이 닿았다. 최향남(44)은 오스트리아리그에서 뛰고 있다.
스프링캠프 역시 미국 동부의 플로리다로 가는 SK부터, 애리조나와 LA 등 미국 서부로 가는 NC, kt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전통적 훈련지 일본 오키나와, 규슈 외에 대만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멕시코, 쿠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외국인선수 공급처로, KBO리그 스카우트들의 순례 코스이기도 하다. kt는 4개국 선수가 모인 다국적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넥센 2군 코칭스태프는 상당수가 미국인이다. 일본인 코치는 이제 흔한 일이 됐다.
● 동남아 외교에 기여하는 한국야구
한국야구의 발길은 단순히 선진야구의 인프라와 기술을 흡수하는 차원을 넘어 저개발국가들을 위해 베푸는 위치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라오스의 질레트’를 자임한 이만수 전 SK 감독이 라오스 야구의 걸음마를 돕는 것이 대표적이다. 야구를 통한 국제봉사의 선구자라 할만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캄보디아에 야구장을 지었고, 베트남으로까지 도움의 손길을 넓히고 있다. KIA는 그룹의 나눔봉사 캠페인 차원에서 야구단 직원들이 매년 몽골에서 야구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옆에는 거대한 미개척 시장인 중국이 있다.
● 야구가 국격이자 문화가 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