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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엔 ‘쿡방’ 지고 ‘집방’ 뜬다

입력 | 2015-12-25 03:00:00

“천편일률 먹거리 방송 식상하다”
채널A ‘…머슴아들’ tvN ‘내방의…’등 집수리-인테리어 예능프로 쏟아져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

‘집방’의 공습. 새해를 앞두고 의식주의 한 축인 집을 중심으로 수리, 개조, 인테리어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계에선 이를 ‘집방’이라고 부른다.

채널A는 5일부터 농촌의 낡은 집을 수리하는 예능 프로인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머슴아들)을 시작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수방사·지난달 10일), tvN ‘내 방의 품격’(23일),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10일) 등도 집방에 속한다. 2015년 한 해를 ‘쿡방’(요리 프로그램)이 장식했다면 다음 주자는 ‘집방’이라는 게 방송가의 전망이다.

tvN ‘내 방의 품격’

○ 집 중심의 다양한 콘셉트

‘집방’ 예능은 집 중심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야외, 실내 등 무대가 다양하다. ‘머슴아들’은 각종 공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달인’ 김병만을 주축으로 직접 집수리를 한다. 물이 새는 지붕, 망가진 벽과 배관 등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난감한 상황을 전문가의 손길 없이 출연진이 해결한다.

‘수방사’는 남자 의뢰인의 집을 찾아가 방이나 거실 공간을 ‘사우나’ 등 평소 의뢰인이 꿈꿔왔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MBN에서 방영할 예정인 ‘오시면 좋으리’도 혼자 사는 제주도 할머니들의 집을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숙소로 개조한다는 내용이다.

‘내 방의…’는 스튜디오에서 진행자, 인테리어전문가, 직접 집을 꾸민 주인공이 나와 인테리어 관련 정보 토크쇼를 벌인다. ‘헌집…’도 의뢰인의 집을 스튜디오에 재현해 출연진끼리 인테리어 경연을 벌인다.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지금 이 공간에서 실현 가능한 삶의 질 높이기

‘집방’ 예능의 시초는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MBC ‘일밤-신동엽의 러브하우스’다. ‘…러브하우스’가 인기를 얻은 이후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집드림’ 같은 비슷한 예능이 나왔지만 인기는 시들했다.

tvN 김종훈 CP는 “과거에는 감동 스토리와 결합된 TV가 주는 판타지에 시청자들이 공감했지만, 요즘은 자신과 직접 관련 없는 얘기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집방’ 예능은 현실과 밀착돼 있다. ‘집방’이 집중하는 대상은 ‘지금 사는 그곳’이다. 집을 고치거나 꾸미면서 각종 팁이 자막으로 소개된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면서 실제 지출한 비용, 재료를 구입한 장소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까지 꼼꼼히 공개한다.

‘머슴아들’의 김병만은 “전등 안정기 교체 같은 간단한 작업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집방’ 예능이 ‘쿡방’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쿡방’이 시청자들에게 ‘나도 요리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면서 트렌드가 됐다”며 “‘집방’ 또한 집이라는 소재를 대중과 얼마나 가깝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