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의 댄 듀켓 수석 부사장은 24일 김현수(27)에게 등번호 25번 유니폼을 입혀주며 2년에 연봉 700만 달러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된 김현수는 이날 볼티모어의 안방 구장 캠든야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 꿈이었던 메이저리거가 돼 지금 눈물을 흘리라고 하면 흘릴 수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가 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또 “강정호가 올 시즌 잘한 덕분에 빅리그 팀에서도 한국 선수를 잘 봐준 것 같다”며 “정호가 다져놓은 땅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듀켓 부사장은 “김현수의 견고함(내구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치른 전체 경기 수의 98%를 소화했다”며 “김현수는 뛰어난 출루율을 보였으며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은 선수였다. 이곳에서도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주 포지션은 외야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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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의 엘리트지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다. 미국은 동부 중심의 사회다. 그동안 많은 해외파들이 동부지구 팀들을 거쳤다. 김선우, 조진호, 이상훈, 김병현(이상 보스턴), 박찬호(뉴욕 양키스) 등 모두 투수들이었다. 김현수는 첫 야수 출신으로 다년계약을 맺고 볼티모어에 안착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KBO 리그에서의 보여준 활약 80%만 펼쳐도 대성공이다. 2년 계약은 27세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김현수에게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계약에서 한 가지 의문점은 구체적인 연봉과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다년계약은 연도별 연봉과 옵션이 밝혀지는 것이 관례인데 계약기간과 총액만 발표됐을 뿐이다. 아울러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벅 쇼월터 감독이 불참했다. 미국은 지금 휴가기간이어서 쇼월터 감독과는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상견례를 해야 한다. 김현수는 29일 국내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