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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朴’ 안종범-현기환, ‘政朴’엔 최경환-황교안 실세 투톱

입력 | 2015-12-19 03:00:00

[朴대통령 당선 3년]
朴정부 ‘권력지도’ 분석해보니




역대 정권에는 ‘정권 실세(實勢)’가 있었다. 실세의 기준은 의전 서열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실세들은 역대 정부 때처럼 강력한 힘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대통령의 생각을 거스르면서까지 자기 생각을 관철하는 사람은 드문 편이다. 측근들에게 권력을 나눠주지 않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 당선 3주년을 계기로 청와대, 내각, 여당에 포진해 있는 정권 실세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 ‘청박(靑朴·청와대 박근혜)’… 청와대 실세들

청와대 실세 투톱은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과 현기환 정무수석비서관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할 사람이란 의미에서 ‘순장(殉葬)조’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의 특징은 박 대통령의 전화를 수시로 받고 ‘독대(獨對)’도 다른 수석들에 비해 자주 한다는 것. 특히 안 수석은 ‘왕수석’이라 불릴 정도로 모든 현안을 챙긴다. 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인사에서 대통령 연설문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라고 한다. 현 수석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파동 이후 정치 현안까지 챙기면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총선 경선룰 논란, 총선 출마자 조기 정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등에서 현 수석의 역할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하는 몇 안 되는 수석으로도 통한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서열상 대통령 다음 자리이지만 합리적이고 조용한 일처리 방식을 선호한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뒤부터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박근혜 정권은 친인척 비리도 없고, 사심을 갖고 국정 운영도 하지 않기 때문에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은 없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발탁한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은 참모들의 공직기강을 조사하는 업무 특성상 실세급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윤회 동향 문건’ 파동 이후 사정 라인을 관장하는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말도 나온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김성우 홍보수석비서관도 깔끔한 업무 처리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편이다.

○ ‘정박(政朴·정부 박근혜)’ ‘당박(黨朴·당 박근혜)’ ‘영박(永朴·영원한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는 ‘정박’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등 각종 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몇 안 되는 장관이다. 당 복귀를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과 일로 맺어졌다가 서로 신뢰하는 사이가 됐다.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독대를 하는 국무위원은 이 두 사람뿐이다.

당에서는 대통령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김재원 의원과 서청원 이정현 김태흠 이장우 의원이 ‘당박’으로 분류된다. 당박들은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대통령과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사안별로 필요한 의원들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박’으로는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이 꼽힌다.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철저히 낮은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영원한 박근혜 사람이어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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