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탄저균 표본을 한국에 들여온 것은 올해 4월 한 차례가 아니라 모두 16차례로 드러났다. 한미 합동실무단이 1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15차례 탄저균 표본이 반입됐으며, 올 4월에는 탄저균 표본과 함께 페스트균 표본도 반입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측은 5월 탄저균 표본을 오산 기지로 들여와 실험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탄저균 관련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해명했다. 합동실무단 측은 “처음이라고 했던 것은 실시 중인 ‘주피터(JUPITR·미군 생물학전 대응) 프로그램’과 관련해 처음이라는 의미였을 뿐”이라고 발뺌했지만, 탄저균 반입 실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주한미군은 이번뿐만 아니라 2009년 이후 탄저균 반입과 관련된 구체적 명세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탄저균 페스트균 등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하고 있고 테러 또는 전면전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미 양국의 분석이다. 북의 생화학무기에 대비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탄저균과 페스트균 표본을 선택해 실험하는 것을 우리 국민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혈맹국의 국민이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생화학무기의 실험과 훈련은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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