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16명의 영웅-가족 초청행사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응답하라 2015’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경찰관들이 참석자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부산남부경찰서 곽민정 순경,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오원균 경위, 인천 삼산경찰서 김한나 경장, 전북 군산경찰서 이종영 경위, 대전 대덕경찰서 김병철 경위. 경찰청 제공
대형 스크린을 통해 딸 민아 양(14)의 영상편지를 보던 김병철 경위(47)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내고 복귀한 ‘철인’ 경찰관이지만 가족 앞에선 그저 평범한 가장이었다.
2009년 9월 충남 보령경찰서에서 근무 중이던 김 경위는 순찰차를 타고 출동하던 중 30t 트레일러와 부딪치는 사고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한 달 반 넘게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기적적으로 의식은 돌아왔지만 충격에 따른 기억상실증으로 2개월가량 가족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김 경위는 눈물겨운 가족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2011년 8월 현장에 돌아와 현재 대전 대덕경찰서 112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 덕분에 행사장에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따뜻한 경찰’로 선정된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경비교통과 오원균 경위(52)는 5월 말 수면제를 삼켜 의식을 잃은 9개월 된 영아를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구해냈다. ‘부녀 경찰’이기도 한 그는 경기지방경찰청 6기동단에 근무하는 딸 오지영 순경(21)이 예고 없이 행사장을 방문하자 깜짝 놀라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월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 때 주민을 구하러 건물 안에 들어갔다가 3층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은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 이재정 순경(34)도 어머니와 함께 참석했다. 당시 입은 부상으로 아직까지 휴직 상태인 이 순경은 “가족과 동료들 덕분에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민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다가서는 것이 국민에 대한 ‘응답’이고 이것이 바로 경찰의 숭고한 임무”라며 “올 한 해 현장에서 봉사와 헌신을 실천한 16분의 영웅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