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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씨, 청문회장서 자해 시도…“너무 한 거 아닌가, 억울하다”

입력 | 2015-12-14 20:15:00


세월호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씨, 청문회장서 자해 시도…“너무 한 거 아닌가, 억울하다”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 20여 명을 구해 ‘파란 바지의 의인’이라 불린 김동수 씨(50)가 14일 세월호 특조위 공개 청문회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다행히 김동수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수 씨는 이날 오후 3시50분께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1차 청문회 도중 방청석에서 “할 말 있다”라고 외치며 일어났다. 그는 “한 마디만 하겠다, 솔직히 너무 한 거 아닌가. 이렇게 억울하다”라고 말하며 상의를 걷고 배 부위에 3~4㎝ 길이의 칼로 상처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수 씨의 돌발 행동에 놀란 특조위 직원과 방청객은 흉기를 빼앗은 뒤 119구조대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수 씨의 아내가 호흡 곤란을 호소해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동수 씨는 병원에서 자해 부위를 치료받은 뒤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은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이 말하는 태도가 말도 안 된다. 증인들이 ‘모른다’, ‘기억 못한다’고 일관하는 것에 분개한 것 같다”며 “방청석에서는 전반적으로 위증에 대한 분노가 계속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동수 씨가 자해할 당시는 김진 특조위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자료화면을 보여주며 구조에 내선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이 세월호 선원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던 중이었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선내에 있던 화물차 기사 김동수 씨는 소방호스 등을 이용해 학생 20여명의 구조를 도와 이른바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렸다. 그는 학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입은 부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동수 씨는 지난 3월 19일에도 제주시 조천읍 자택에서 흉기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자해했으나 딸의 신고로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동수 씨는 “더이상 먼저 간 아이들에게 죄인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며 “나 스스로도, 가족들도 나만 사라지면 모두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살려 달라고 창문을 두들기던 아이들을 잊으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항상 약에 취해 사는 기분”이라며 “해가 진 밤에는 정신적 고통 때문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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