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용디딤돌 1기’ 면접 현장
‘SK 고용 디딤돌 1기’ 지원자들이 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SK아카디아에서 SK그룹 관계자로부터 면접 요령 및 향후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취업난에 청년들 중소기업으로 눈높이 낮춰
SK그룹은 고용 디딤돌 1기에서 모두 10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최종 합격자들은 내년 1월부터 3개월간 SK그룹 직무교육을 받고, 이후 3개월 동안 자신이 지원한 SK 협력 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정식 채용이 결정된다. SK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지원자는 모두 4100여 명으로 경쟁률은 4 대 1이 넘었다. 대졸에 한정하면 경쟁률은 5 대 1, 석사 이상 연구개발(R&D) 인력은 무려 15 대 1에 달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출신도 이번 프로그램에 상당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채용에 이처럼 많은 취업 준비생이 몰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춘 청년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물론 SK라는 대기업의 후광 효과도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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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전형 통과자는 모두 2500여 명. 이날 400여 명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서울(4일, 7∼9일)에서 면접을 봤고, 나머지는 14∼15일 이틀간 대전과 울산 면접에 참여할 예정이다.
○ 협력 업체들은 기대 반 우려 반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시스템통합(SI) 업체 투비에이스는 이날 두 차례나 면접을 봤다. 임직원이 35명 안팎인 이 회사에 고용 디딤돌 지원자가 15명이나 몰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 류갑일 부장은 “직원 채용은 주로 주위 소개 등에 의존해서 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SK 협력 업체라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해 줘서 굉장히 고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협력 업체 인사 담당자는 “경기 용인에 위치한 우리 회사가 좋은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도 했다.
다만 고용 디딤돌 지원자 대부분이 ‘SK’라는 브랜드를 보고 찾아왔다는 점은 협력 업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애써 뽑은 인재들이 6개월 과정을 마친 뒤 다시 대기업 취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협력 업체 사이에서는 “스펙 좋은 지원자들일수록 오히려 더 선발하기가 부담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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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