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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여성이 행복한 직장? 여성CEO부터 모셔라

입력 | 2015-12-04 03:00:00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기업의 남성 근로자 선호가 임금 책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편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기업의 리더십은 경영 활동과 직접 관련된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의 리더십은 직장 내 조직문화의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초점을 두고 여성 CEO가 있는 기업의 조직문화는 여성 친화적이라는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진은 기업의 조직문화가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공장에 관한 정보와 근로자들의 인적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함께 근무하던 남녀 근로자들이 공장 폐쇄로 각기 흩어졌다 동일한 공장으로 재취업한 사례를 추려 냈다. 근로자들이 예전 공장에서 받았던 임금과 재취업한 공장에서 받는 임금의 차를 계산해 재취업으로 인한 임금 차가 조직문화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 연구했다.

1993∼2001년 미국 23개 주 근로자 46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새로운 공장으로 옮길 때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략 5% 정도의 추가 임금 손실을 감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새로 이직한 공장의 상위 직급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남녀 간 임금 손실의 차는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즉 여성의 리더십은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줄여 주는 긍정적인 외부 효과를 가진다.

둘째, 긍정적인 외부 효과는 해당 공장이 속한 모기업의 CEO가 여성일 때 가장 크게 두드러졌다. 기업의 CEO는 공장 근로자들의 개별적 임금계약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CEO의 개인 신념으로 기업의 조직문화가 여성 친화적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의 중요한 시사점은 여성 CEO는 여성 친화적인 조직문화를 형성케 해 노동시장의 왜곡 현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유리천장을 제거해 남녀 모두 평등하게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기업 가치도 높아지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높일 수 있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