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아직은…” 조계사 신도회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일 조계사 경내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불교닷컴 제공
조계사 신도회 “종교는 중립에 서야” vs 민노총 “부처님 뜻을 펴야 할 도량에서”
조계사 신도회
서울 종로구 조계사 신도회 소속 일부 회원들이 30일 오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기거하는 관음전으로 들어가, 한 위원장에게 이날 자정까지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조계사 신도회의 퇴거 요청에 한 위원장은 "나는 잘못이 없다. 5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거부했다. 이에 일부 흥분한 회원 일부가 한 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시도하면서 몸 싸움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사 신도회는 조계종 전체 신도회인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달리 조계사에 등록된 신도회다.
이에 한상균 위원장이 5일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하자 몇몇 신도가 한상균 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려 했고, 이 과정에서 한상균 위원장이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옷을 벗어 속옷 바람이 됐다고 한 신도가 전했다.
박준 신도회 부회장은 이날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교는 중립에 서야 하는데 범법자가 불교사찰에 있는 것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계사 신도회 회원들은 한 위원장 퇴거에 실패한 후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만나 한상균 위원장의 퇴거 요청 입장을 전달했으며, 지현 스님과의 면담 후 4시50분께 모두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경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처님 뜻을 펴야 할 도량에서마저 인권을 무시한 일들이 벌어진 데 대해 절망스럽다”며 “참담함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계사엔 개인 한상균이 아니라 노동개악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운명이 피신해 있음을 알아달라”며 “한상균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조계사에 거듭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