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美모하비사막 주행시험장서 시승해보니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주행시험장(CPG)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이 국내외 출시를 앞두고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날 이곳에서 만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은 위장막 사이로 이곳저곳에 난 생채기가 눈에 띄었다. 혹독한 주행 테스트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다. 고된 훈련으로 온몸에 상처가 낭자한, 결전을 앞둔 검투사와도 같았다.
○ 진동 충격이 적은 안정적이고 정숙한 뒷좌석
CPG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고속도로 사정을 반영한 LA 프리웨이 시험장이 있다. LA 지역 일대 고속도로 중 상당수는 울퉁불퉁한 곡선의 질감을 가진 콘크리트 판을 붙여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는 차량들은 이런 도로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튜닝을 찾는 데 골몰한다.
이날 비교 시승한 벤츠 S550과 렉서스 LS460과 견줘도 EQ900이 얼마나 이런 진동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벤츠 S550과는 진동에서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렉서스 LS460에 비해서는 오히려 진동 충격이 적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 신차가 출시돼도 차량개발팀이 경쟁 차량과의 비교 시승은 극도로 꺼리지만 이번에 예외적으로 허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혹한, 혹서 지역 오가며 10만 마일 시험주행
제네시스 EQ900은 CPG 외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49도까지 오르는 데스밸리의 혹서 지역과 알래스카의 혹한 지역 등에서 주행을 반복하며 미국에서만 10만 마일(약 16만1000km)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2013년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DH)보다 2만 마일 이상 긴 거리다.
EQ900의 프로젝트매니저(PM)인 김성수 현대차 부장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국에서도 도심과 강원도 산악 지형 등 모든 도로 유형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12월에, 미국에서는 내년 하반기(7∼12월)에 EQ900(미국명 G90)을 출시해 각각 연간 1만6000대와 5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로스앤젤레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