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극대화하려면 ‘생강차’ … 샤프롤, 체내 에폭시사프롤로 변해 간암 발생 ↑
인도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는 생강을 ‘신이 내린 치료제’로 칭하고 만병통치약처럼 대접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소화제와 구풍제(驅風劑, 창자 안에 차 있는 가스를 배설시키는 약)로 언급했다. 이슬람 문학을 대표하는 아라비안나이트에는 생강이 정력제로 등장한다. 예부터 전세계적으로 생강을 약과 동등한 효능을 갖춘 식품으로 인정하고 귀하게 다뤘다.
생강(生薑)은 생강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주로 뿌리줄기(根莖)를 음식재료로 이용하지만 땅위줄기와 잎도 사용한다. 학명은 Zingiber officinale로 ‘새앙(표준말)’ 또는 ‘새양(충남 사투리)’으로도 부른다. 생강의 고향은 인도,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방이다. 기원전에 상인을 통해 유럽과 중국으로 넘어갔고, 국내에는 고려시대 현종 때 건너온 것으로 추측된다. 13세기가 지나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까지 전달되면서 전세계로 퍼졌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생강 재배 농민은 “생강은 5~10m 밑 토굴에 보관하는데 1년 내내 온도는 14~15도, 습도는 70~80%를 유지해 싱싱하게 보관된다”며 “생강은 부패하면 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간혹 토굴에 들어갔다가 질식해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최근에는 토굴에 승강기를 설치하거나 저장저온시설을 새로 지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강을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찌거나 삶아 건조시킨 것을 ‘건강’이라 부르며, 불에 구워 말린 것은 ‘흑강’으로 칭한다. 둘은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한방에서 생강은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구역질을 멈추게 하며 혈액 및 기운 순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긴다. 생강은 추위를 덜 타게 하고 아픈 것을 멈추게 한다. 한방 감기약에도 들어가는데 열을 내려주고 땀을 나게 하며 약의 흡수를 돕는다. 혈액응고를 방지하지만 말린 생강에는 이같은 효과가 없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게론과 쇼가올은 좋은 효능을 내는 핵심 성분이다. 이들은 티푸스, 콜레라균 등에 강하며 감기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생강에 함유된 ‘디아스타아제’라는 단백질 분해효소는 장 운동을 촉진한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은 생강추출물이 전립선암에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생강추출물을 투여했을때 전립선 종양이 최고 6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수 등 정상조직에는 독성이 미치지 않으면서 종양만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은 울렁거림과 구토를 겪은 암환자 644명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3일 전부터 6일간 생강을 복용시켰더니 40%의 환자가 울렁거림과 구토증상이 완화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중이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 생강이 혈액응고에 지장을 줄 수 있어 복용을 잠시 중단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생강 속 사프롤은 독성성분으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에 따르면, 쥐 먹이에 0.04~1%의 사프롤만 첨가해도 150일에서 2년 이내에 쥐가 간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프롤은 체내 산화제와 만나 애폭시사프롤로 활성화돼 간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강의 효능을 극대화시키려면 차로 끓여 마시는 게 좋다. 생강, 대추, 감초 등을 2대1대1 비율로 섞어 끓이면 된다. 생강을 절구에 찧어 설탕에 잰 뒤 얇게 펴 말린 생강과자나 반찬으로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다. 소금이나 식초에 절이거나 술로 담궈 마실 수 있다.
생강은 특유의 향으로 음식의 맛과 향기를 배가시킨다. 각종 요리에 들어가는 중요한 양념 중 하나다. 생선, 고기, 채소 등을 조리할 때 생각조각이나 실생강을 넣으면 각종 독을 풀어준다. 비린내, 노린내 등을 없애는 데 탁월하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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