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리동결 후 석달만에 상승세 뚝
금값이 장기 지지선인 1000달러 밑으로 하락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금값의 추세적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미국 금리 인상 변수에 출렁이는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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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락을 부추긴 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8월 금값이 연중 최저로 떨어진 것도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의 영향이 컸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금리가 동결된 뒤 금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금값이 다시 미끄럼을 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쌀 때 금을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최근 국내 금 거래량은 늘고 있다. 10일 현재 KRX금시장의 이달 금 거래량은 12만9812g. 7거래일 만에 지난달 거래량(13만3493g)과 비슷한 양이 거래됐다. 이대로라면 올해 가장 거래가 많았던 8월 거래량(24만5978g)을 뛰어넘을 기세다. 일평균 거래량도 1만8545g으로 8월(1만2299g)보다 많다.
시중은행과 귀금속대리점 등에 금을 공급하는 한국거래소의 골드바 판매량도 늘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지난달 골드바 판매량(429kg)의 절반이 넘는 247kg이 팔렸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한 돈짜리 돌반지(3.75g) 값이 18만 원대로 떨어지자 금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1000달러 지지선, 내년까지 혼조세”
일부에선 금값이 장기적으로 온스당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은 현지 금시장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미국 금리 인상이 금값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저가 매수세에 금값이 단기적으로 반등한 뒤 온스당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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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금에 투자하려면 3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배분 차원으로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일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달 중순 미국 FOMC가 열리기 전까지 금값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기회가 계속 있을 것”이라며 “온스당 1000∼1050달러 사이에서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