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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으로 변신 9월 10일 독일인공지능연구소(DFKI)에서 데틀레프 췰케 박사가 인더스트리 4.0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사진). 독일 리탈은 최근 하이거에 위치한 물류창고를 완전 자동화해 납품시간을 대폭 줄였다. 리탈은 생산라인 자동화에도 투자하는 등 독일 정부의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리탈 제공
9월 11일 리탈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우베 샤르프 리탈 생산관리담당 부사장은 “3, 4년 전부터 독일 내 제조업체들의 자동화 이슈가 커져 리탈이 납품할 제품도 훨씬 많아졌다”며 “자동차업체들도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들면서 모두 인더스트리 4.0을 적용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앞다퉈 자동화 추진하는 독일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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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탈은 산업용 인클로저(외부 골격)뿐만 아니라 배전, 전자장치, 시스템 냉각제어, IT 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고객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리탈은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사내 IT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IT 엔지니어는 1000여 명으로 전체 임직원(1만1000명)의 약 9%에 이른다. 최근 3년 사이 300∼400명을 충원한 결과다.
소프트웨어(SW) 회사도 아예 2곳이나 인수합병(M&A)했다.
샤르프 부사장은 “정부가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발표하기 전 리탈은 이미 디지털화를 대비한 투자를 해 왔다”며 “그 결과 연간 매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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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3’ 자동차부품기업인 독일 콘티넨탈 역시 인더스트리 4.0을 경영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독일 미국 중국 3개국에 ‘코봇(사람을 돕는 협력적 로봇)공학 연구센터’를 설립해 전 세계 27개 생산라인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또 공장별로 매월 약 1테라바이트(TB·1TB는 1조 바이트)의 미가공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 데이터에 대한 실시간 분석 결과는 생산라인 효율화에 활용할 수 있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향후에는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면 자동적으로 미래를 위한 최적화된 결정이 내려져 생산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자동차 핵심 부품인 연료분사 장치 제작 과정에는 이러한 인더스트리 4.0의 개념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의 궁극적 목표는 비단 한 기업 내에서 이뤄지는 자동화가 아니다.
독일 서부의 대학 도시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자리 잡은 독일인공지능연구소(DFKI)는 데이터를 통한 통합과 연결을 기업 간, 나아가 산업 간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 책임자인 데틀레프 췰케 DFKI 박사는 “제조업 혁신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 간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단언했다. 독일에서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부품을 만든 뒤 그것을 모두 연결해 하나의 장비를 만들어 내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려면 한 회사에서 모든 부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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췰케 박사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의 가장 큰 목표는 혁신을 통해 독일 내 모든 공장이 해외 생산라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그래야 일자리를 해외에 뺏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 팩토리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기업 생존의 조건”이라며 “다만 기계들 간 효율적인 연결을 추구하는 것이지 인간의 역할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인터스트리 4.0
전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업을 혁신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 2011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처음 언급된 후 점차 구제화되고 있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에 이은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헤르본·카이저슬라우테른=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