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평화재단 워싱턴 세미나]美-中갈등과 한국 [대한민국 광복 70주년: 성과와 도전, 그리고 미래] 동북아역사재단-조지워싱턴대 亞연구소 공동주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 동북아역사재단 등과 함께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긴박한 동북아 정세와 한국 외교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테런스 로리그 미 해군대 교수는 “최근 한미 동맹은 강한 상태를 유지해 왔고 당분간은 그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미 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슈가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미중 사이에 놓인 한국의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 악화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지만, 한국이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는 있다”며 “때때로 한국은 미중이 벌이는 ‘체스 게임’에 놓인 상태에서 양측의 강력한 충돌(clash of wills)로 인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셰일 호로위츠 미 밀워키 위스콘신대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과 미일 간의 유대를 어떤 식으로든 약화시키려는 기본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구소련이 주변의 핀란드에 접근해 소련에 대한 유화책을 펴도록 한 정책(Finlandizing)처럼 한국에 접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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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과거보다 더 미중일 등 주변 국가들과 맞물린 변수를 입체적으로 고려해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나선 하용출 미 워싱턴대 석좌교수는 “한미 동맹이 지금처럼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주어진 현실에 편안하게 안주해서는 안 되며 한미 양국이 다양한 변수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때일수록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이슈를 넘어 글로벌 이슈로까지 양국 관심 범위를 확대해 동맹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도전이 있겠지만 한국이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광복 70년 만에 세계 핵심 국가로 도약한 저력을 믿는 미국인들이 더 많다.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현명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로위츠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중 가운데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지만 정치외교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이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럴 경우) 미국은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일본과의 관계 강화 등 상호보완적인 지역 구상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로리그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한미 동맹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에 대비한 한미 간 대화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미 양국 당국자들은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로서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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