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무능력-무책임… 여권 비난만으로 연명하는 野 정부 실정에도 선거 전패… 野 혁신 외쳐도 민심은 싸늘 밑바닥 黨-대표 지지도 고착화 野 이기는 정당 되고싶으면 文대표 백의종군 먼저하라
김형준 객원논설위원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둘째, 야당은 혁신을 목청껏 외치고 있지만 정작 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9월 22∼24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화와 쇄신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당’으로 25%가 새누리당을, 13%가 새정치연합을 거론했다. 야당이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해체, 부패정치 청산 같은 반드시 해야 할 혁신은 외면한 채 혁신을 거꾸로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셋째,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해도 야당 대표와 당 지지도는 전혀 반전의 기미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 이전 30%대 초반까지 급락했지만 문재인 대표의 지지도는 덩달아 반 토막이 났고 새정치연합 지지도는 20%대 초반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런 딜레마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야당이 ‘실패 DNA’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정부에 대한 비난과 반대만 할 뿐 정작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낼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진보 세력의 버팀목이었던 ‘도덕적 우월주의’는 사라지고 온정주의만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 선거 패배에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뼈를 깎는 반성도 없다.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한 채 허황된 기대와 착각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하며 무책임하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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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밝힌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 문 대표는 “이 순간부터 우리 당은 무기력을 버립니다. 이 순간부터 우리 당은 분열을 버립니다. 변화의 힘으로, 단합의 힘으로, 위대한 진군을 시작합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재신임 사태 이후 당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신당설과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둘째, 문 대표는 진정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은 노무현 정신의 요체이다. 그런데 이것 못지않게 노 전 대통령은 평소 정치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원칙 있는 승리’이고 그 다음은 ‘원칙 있는 패배’이며 가장 나쁜 것은 ‘원칙 없는 승리’라고 했다. 비주류가 퇴장한 가운데 친노 주류 세력들이 박수 치면서 만장일치로 중앙위 혁신안을 통과시킨 것은 분명 ‘원칙 없는 승리’였다. 노무현 정신을 크게 훼손한 것이다.
셋째, 문 대표가 제안한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을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보는가. 대답은 부정적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정당으로 국민의 44%가 새누리당을, 8%가 새정치연합을 꼽았다는 갤럽 조사결과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이제 문 대표가 민주 정당 60년의 전통을 이어 받아 민생복지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고 자신이 약속한 이기는 정당을 만들려면 담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 야당이 분열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강한 야당이 돼야 여당도 강해지고 선거가 선거다워지면서 정치가 정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으면 정치가 쉴 곳이 없다”는 말도 깊이 음미해야 한다.
김형준 객원논설위원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