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3번 출전한 최경주
만약 최경주(45·SK텔레콤)가 없었다면 미국과 인터내셔널팀(미국, 유럽을 제외한 국제연합)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한국에서 유치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는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 인터내셔널팀 단장이던 게리 플레이어의 추천 선수로 ‘별들의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역시 한국 골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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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앞두고 최경주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뛰고 있다. 최경주는 “포커스가 한국에 집중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대회 준비를 뒷받침해주는 많은 기업인들과 후원자들이 잘 도와줘 이렇게 개최하게 됐는데 선수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비록 선수로 뛰는 건 아니지만 인터내셔널 팀의 수석 부단장을 맡아 닉 프라이스 단장 등과 호흡을 맞춘다.
수석 부단장의 역할에 대해 최경주는 “간단하게 부단장(Vice-Captain)은 단장(Captain)을 보좌한다. 경기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잘 풀어갈지 선수 입장과 그렇지 않은 입장들을 잘 이야기 해주고 공유해서 전술을 짜는 것이다. 캡틴에게 많은 어드바이스를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미디어를 통해 이번 프레지던츠컵을 어떻게 관전해야 하는지 또 언론에서는 어떻게 대회를 중계하고 비춰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다. 한국에서 하는 만큼 우리 인터내셔널팀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경주가 한국 골프의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린 개척자였지만 최근 국내 남자 골프는 침체와 인기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최경주 역시 이 부분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그동안 골프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친근감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오래된 건물이 있다고 치자. 이걸 내부만 다시 리모델링해서 계속 사용해야 할지, 아니면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할지 결단이 필요한데 이것조차 잘 모르고 가는 것 같다.”
최경주는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통해 한국 골프 재도약의 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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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