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 <18> 울산 진양화학
울산 남구 여천동 진양화학에서 직원들이 출고를 앞둔 고급 바닥장식재를 점검하고 있다. 진양화학 제공
울산 남구 여천동 ㈜진양화학(대표 정진욱·60)도 에르메스의 변신과 닮았다. 지금의 중장년층이 어릴 때 즐겨 신던 고무신 중에는 진양화학 제품이 많았다. 당시 진양화학은 태화(말표) 삼화(범표) 국제(왕자표) 등과 함께 고무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고무신을 주로 생산하던 진양화학은 지금 세계적인 고급 바닥 장식재와 자동차 내장재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고무신을 만들던 PVC 가공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 도약하고 있다. 진양화학의 모태는 1949년 부산에 설립된 국제상사다. 국제상사는 신발과 합성수지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1963년 7월 부산에 진양화학공업을 설립했다. 주력 생산품은 고무신 장화 등 고무 신발이었다. 신발 생산 공장은 부산에 두고 비닐장판 생산 공정을 지금의 울산으로 옮긴 때는 울산석유화학공단 조성 이듬해인 1973년 9월이었다.
현재 진양화학이 주로 생산하는 제품은 고급 바닥 장식재와 자동차 시트커버 소파 등을 만드는 고급 인조가죽, 타포린(천막지) 등이다.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은 세계적인 제품이다. 고급 바닥재는 LG 한화 KCC 등 대기업에서도 생산하지만 진양화학은 꾸준한 기술 개발로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793억 원. 70%는 내수, 30%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수출이 차지한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해 주는 6mm 두께의 바닥재도 생산하고 있다.
진양화학은 신발을 신고 걸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중고형(重固形) 바닥재와 버스 기차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바닥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수와 외국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술자문단의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 회계법인을 통해 장기 성장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정진욱 대표의 사무실 벽면에는 ‘달성 1111’이라는 경영 목표가 적혀 있다. 2017년까지 3년 안에 매출 10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 영업이익률 10%, 고객만족도 1위 기업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정 대표는 “친환경 바닥재의 세계시장은 매우 넓다. 내수시장에는 한계가 있어 현재 30%인 수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여 세계 일류 바닥재 생산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