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9월의 주제는 ‘허례허식’]<176>수입 브랜드 집착하는 부모
‘외국산 탈것’ 경쟁은 유모차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부모들은 ‘우리 아이 외제차 태우기’ 경쟁에 돌입한다.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어린이용 고급 전동자동차가 그것이다.
부모가 무선 조종기로 조종하거나 함께 탄 채 운전할 수 있는 전동자동차 생산업체들은 벤츠, 아우디, BMW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제휴해 로고를 그대로 사용한다. 크기만 작을 뿐 실제 자동차와 비슷한 외관 때문에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30만 원대 국산 제품부터 200만 원이 넘는 수입품까지 다양하지만 브랜드와 기능을 따지는 부모들은 비싼 전동차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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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허영심이 아이들에게도 물들고 있다. 다른 아이와 비교당하면 안 된다는 부모들의 경쟁심 때문에 아이들의 생활에도 허례허식이 밴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기 아이를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들 사이에서 비싼 유모차와 장난감 등을 경쟁적으로 사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아이들에게 사치를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할 부모들이 도리어 비싼 유아용품만을 선호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