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어 처음 한 일은 ‘토크 콘서트’였다. 행사에 참가한 한 어머니는 “하루 한순간도 아이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아이가 죽은 다음 날 죽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말하셨다. 장애어린이를 둔 가족이 얼마나 고통 속에 살아가는지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후 나는 홍보대사를 넘어 시민들과 함께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기 위해 재활 치료의 절박성을 알리는 공익광고 제작과 후원 콘서트, 기금 캠페인 등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홍보대사로 일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단연 가수 션과의 만남이다. 역시 푸르메재단 홍보대사인 그는 매년 철인 3종경기와 마라톤 사이클 등 20개 대회에 참가해 발톱이 여러 개 빠지고 1만 km가 넘는 거리를 완주하며 장애어린이 사랑을 실천한다. 부창부수라고 부인 정혜영 씨도 남편이 페이스북 등으로 1000명 한테 기금을 모으면 후원자들의 이름을 밤새 마라톤 티셔츠에 새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 부부가 왜 한국을 대표하는 기부천사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아직 어려운 점이 많다. 건립비 430억 원 중 55억 원이 부족하다. 대기업 문을 두드리고 만나는 분마다 동참을 호소하지만 벽은 너무 높다. 천사들이 나타나 마지막 벽돌 한 장을 놓아주었으면…. 국내 단 하나뿐인 어린이재활병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나가는 나비효과를 낳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나비가 돼 훨훨 날갯짓 해주시길 바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