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重 연대파업 예고… 현대미포조선도 파업 찬반투표 2015년 추석경기 사상 최악 우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에 주력 사업장을 둔 거대 노조의 파업 결정으로 추석을 앞둔 울산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9일 끝난 조합원(전체 4만8585명) 찬반 투표 결과 투표자의 77.94% 찬성으로 파업 결정이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 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 공장 신·증설 검토,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65세 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 절차에 들어갔다.
17일 파업에는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연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중 노조가 포함된 전국 조선 업종 노조연대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인 현대·기아차그룹사 연대회의는 이날 태화강 둔치에서 공동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계열 분리 이전인 1993년 연대 파업과 공동 집회를 한 바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울산 지역 상공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와 협력 업체 임직원은 울산 전체 인구(약 120만 명)의 40, 50%에 이른다. 추석 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임금 손실과 상여금 미지급 등으로 울산 추석 경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 사내 협력 업체 대표 A 씨는 “세계적인 조선 경기 침체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일감이 줄어 협력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협상 타결을 위해 조만간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