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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안전… 클라우드 사무혁신 바람

입력 | 2015-09-02 03:00:00


현대모비스는 7월 국내 모든 사업장의 프린터를 없앴다. 그리고 층마다 복합기를 한 대씩 설치했다. 복합기는 직원 신분증을 갖다대야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는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이 회사는 팀장 및 신입사원들에게 태블릿PC를 지급했다. 특히 데스크톱이 따로 없는 신입사원들은 태블릿PC에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 모든 문서 중앙서버에 저장, 온라인서 공유

7월 현대모비스가 사내 클라우드 시스템인 ‘M클라우드’를 도입하면서 생긴 변화다. ‘문서 중앙화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클라우드 시스템은 직원들이 모든 문서를 중앙서버에 저장한 뒤 온라인상에서 공유 및 수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편의성과 보안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현대모비스는 M클라우드 시행 이후 문서를 개인 하드웨어에 저장할 일이 거의 없어져 용량이 큰 데스크톱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회의 전 자료를 출력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지만 이제는 클라우드에서 자료를 미리 검토할 수도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 종이 사용량도 60% 줄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새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문서 중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이 증가하면서 사무 환경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SK텔레콤, 포스코, LG전자, GS칼텍스 등은 이미 앞서 문서 중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2008년 문서만 클라우드에 공유하도록 한 뒤 2012년부터는 문서 외에 이미지, 동영상 등 모든 콘텐츠에 대해 중앙화를 시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0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는 본사 영업직 직원들의 지정석을 없애고 팀 간 칸막이를 없앴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7월 문서 중앙화를 적용했다. 국내 400여 개 부서의 직원 8000여 명이 7월까지 사내 클라우드에 약 900만 건의 문건을 등록했다. 부서 간 월평균 80만 건의 문서를 공유한다.

○ ‘지식 재창출’ 효과도

문서 중앙화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데스크톱이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문서를 공유할 수 있다. 주말에 다른 부서에서 다급한 문서를 요청해 왔을 때 회사로 출근해 e메일을 전송할 필요가 없다. 특히 본사와 사업장의 거리가 먼 제조업체나 글로벌 기업에 적합하다. 결재도 클라우드에서 이뤄져 종이 사용량이 크게 줄어든다.

보안성 강화도 장점이다. 문서 작성자가 접근 권한을 특정인에게 부여할 수 있고, 문서를 조회한 직원들은 모두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파일을 공유할 땐 e메일 대신 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의 인터넷주소(URL)를 보낸다. e메일로 문서를 공유하면 많은 사람이 동일한 문서의 사본과 수정본을 갖게 돼 나중에는 어느 것이 원본인지 알 수 없게 되지만 URL을 공유하면 단 하나의 원본만 존재하게 된다. 링크만 공유하기 때문에 메일 용량이 부족해지는 상황도 거의 없게 된다.

M클라우드를 구축한 한국EMC의 김동환 상무는 “직원들이 공유한 문서를 편집 및 수정한 뒤 재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식 재창출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시스템이 해커의 공격을 받을 경우 대량으로 사내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