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오른쪽 끝)가 26일 잠실 롯데전 4회말 1사 2·3루서 3-1로 역전하는 3점포를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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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상대 130m 초대형홈런
거포 본색…5년만에 20홈런 사정권
승부를 일거에 뒤집는 짜릿한 역전 홈런. 한 팀의 4번타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활약이다. 두산 4번타자 김현수(27)가 바로 이 역할을 해냈다. 홈 3연패에 빠진 팀에 귀중한 역전승을 선물했다.
김현수는 26일 잠실 롯데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0-1로 뒤진 4회말 1사 2·3루서 시즌 17호 역전 결승 3점포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1B-0S서 호투하던 롯데 선발 박세웅의 2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높게 몰리자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타구는 까마득하게 날아가 잠실구장에서 가장 거리가 먼 정중앙 펜스 가운데로 가볍게 넘어갔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였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아냈던 박세웅은 김현수의 홈런이 터진 뒤 맥이 풀려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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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홈런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그러나 이날의 17호 아치와 함께 올 시즌에는 벌써 지난해의 홈런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산술적으로 22개까지 칠 수 있는 페이스다. 4번타자라는 새로운 역할에 걸맞은 기록이다.
사실 김현수는 이달 들어 타격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7월에는 타율 0.378에 4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펼친 반면 8월 성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54, 2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월간 타율이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3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현수의 위력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자가 2·3루에 있을 때 유독 강해지는(11타수 6안타 2홈런·장타율 9할) 그의 본능도 다시 발휘됐다.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두산은 김현수가 있어 든든하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