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산속에 하나 둘 셋/유문조 글·그림/28쪽·1만1000원/길벗어린이
그간 유아들이 1, 2, 3이나 하나 둘 셋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책은 워낙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전통 민화의 채색 방식으로 그려내고 민화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책은 없었어요.
유문조 작가는 오랜 세월 그림책을 기획하고, 그림책 글을 쓰기도 했으며 번역도 했습니다.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도 많지요. 그동안 이렇게 우리 그림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에 대해 고민해온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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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글은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절로 흥이 날 만큼 입에 짝짝 붙습니다. ‘뽕나무가 뽕 하니 대나무가 대끼놈 하더라’라고 하는 전통 말놀이에서 출발한 이야기인 만큼 책 전반에 걸쳐 운율을 잘 맞춰놓았어요.
어른들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글자 크기와 모양으로 움직임을 만들거나 재미있는 요소를 넣은 점도 흥미롭습니다. 그러니 하나에서 열까지 숫자 세기용 책으로만 한정지어 보기에는 아까운 책이에요. 민요 한 자락 뽑듯 아이들과 둘러앉아 다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