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파산한 부산저축銀서 확보
월인석보는 1459년 조선 세조가 죽은 아들을 기리기 위해 펴낸 것으로, 세종의 ‘월인천강지곡’과 자신의 ‘석보상절’을 합하여 엮은 석가의 일대기다. 조선시대의 목판 인쇄기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로 보물 제745호로 지정돼 있다.
월인석보는 우여곡절 끝에 예보까지 오게 됐다. 검찰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수조 원대 비리를 수사하다 이상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민영 당시 부산저축은행장이 사업가 심모 씨로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돈 10억 원을 건네받았던 것이다. 수사팀은 김 행장을 추궁해 그가 심 씨에게 월인석보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전남 강진으로 유배됐을 때 남긴 필적 하피첩, 조선 왕조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 3권 등 보물 18점을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교문화재 수집가로 널리 알려졌던 김 행장이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의 ‘컬렉션’을 10억 원에 황급히 넘겼던 것이다. 결국 김 행장은 검찰에 보물 18점과 고서화 950여 점을 제출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예보는 21일부터 보유 미술품 236점을 온라인 경매를 통해 매각한다. ‘선로의 여행길’(천롄칭) 등 중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