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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거북선 3D복원… “숨겨졌던 70cm 찾았다”

입력 | 2015-08-20 03:00:00

순천향대 홍순구 교수
“실제 실내공간 문헌보다 더 길고 전층서 공격 가능한 3층 구조 설계
거북선 모형제작 형태 수정돼야”




홍순구 교수의 설명대로 거북선의 2층은 완전한 한 개의 층으로 대형 화살이나 탄환을 쏴 근접한 왜선을 격파하는 데 활용됐다. 순천향대 제공

거북선 2층의 높이가 알려진 것보다 높은 2m에 달하고 완전한 3층 구조를 가진 전투선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순천향대 영화애니메이션학과 홍순구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거북선 ‘3층설’의 보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 논문 ‘1795년 통제영 거북선 높이 해석에 의한 임진왜란 거북선 선형(船形) 연구’를 한국일러스아트학회의 전문학술지 ‘조형미디어학’ 8월호에 발표한다고 19일 밝혔다.

○ 3D 복원으로 숨겨졌던 70cm 찾았다

그동안 학계는 문헌 분석에만 의존해 거북선의 2층 높이가 130cm라고 파악했다. 거북선에 대해 유일하게 구체적인 설명을 담고 있는 ‘이충무공전서(임진왜란 이후인 1795년 간행)’의 통제영 거북선에 대한 설명에서 연결구조물인 2층 상단의 패란과 2층 하단의 현란 사이의 높이가 4.3척(약 130cm)’이라는 기록 때문이다. 하지만 현란의 높이나 거북선 전체의 높이 등에 대한 더 이상의 상세한 기록은 없어 거북선의 2층설과 3층설이 대립했다.

다만 2층설이든 3층설이든 ‘4.3척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점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조선 수군의 평균 신장이 161cm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130cm 높이의 공간에서 전투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층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2층이 활동할 수 없는 공간이라며 별도의 층으로 구분하지 않았고 3층설 학자들은 별도의 층으로 분류는 했지만 실제 기능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하지만 홍 교수는 ‘3차원(3D) 컴퓨터그래픽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1, 2층의 갑판을 이루는 횡량이 패란의 중간과 현란의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실제 실내공간은 문헌보다 70cm가 더 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거북선은 3개 층 활용 가능한 전투선

이를 토대로 홍 교수는 거북선이 1층 2.55m 이상, 2층 2m, 3층 2.2m로 모든 층에서 군사 활동이 가능한 완전한 3층 구조의 전투선이었다고 주장했다. 거북선 1층은 선실과 창고로 이용됐다. 2층의 많은 포 구멍은 왜선보다 낮은 위치에서 대장군전과 같은 기둥 크기의 대형 화살이나 탄환을 쏘아 근접한 적선을 격파하는 데 사용됐다. 3층에는 현자·황자총통과 같은 화포가 배치됐다.

홍 교수는 “그동안 문헌에만 의존하다 보니 공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며 “2층이 완전한 층이어야 개판의 많은 포 구멍과 창문이 실제 전투를 위해 설계된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통영과 여수, 아산(현충사) 등 전국의 충무공 유적지 등에 재현된 거북선 모형이 2층설에 맞춰 제작돼 있다”며 “보다 고증된 형태의 거북선 제작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