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산을 푸르게 만든 것은 광복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주요성과 중 하나다. 1973년 촬영한 강원 오대산 월정사 사진(왼쪽)에서는 산에 나무가 거의 없지만 2014년 같은 장소를 촬영한 사진에서는 울창한 산림을 볼 수 있다. 한국임업진흥원 제공
임업진흥원이 공개한 강원 오대산 월정사 인근의 1973년 사진과 2014년 사진을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아직 산림녹화가 시작되지 않은 1973년 사진을 보면 월정사 인근에도 제대로 된 나무가 없다. 반면 지난해 사진을 보면 절이 들어선 곳을 제외하면 모든 산이 울창한 나무로 덮여 있다.
한국의 산이 벌거숭이가 된 데는 일제의 산림 수탈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조선총독부는 국권을 침탈한 1910년부터 산림 현황을 파악하는 ‘조선임야분포도’를 제작했다. 1918년에는 ‘조선임야조사령’을 공포하면서 산림 수탈의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70년대 이후에야 산림녹화를 시작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 아래 1971년 그린벨트를 도입하고 1973년 치산녹화 10년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의 산림이 한 세대(30년) 만에 민둥산에서 나무가 울창한 산으로 바뀌자, 유엔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산림녹화 성공사례’로 평가했다. 임업진흥원에 따르면 1953년 ha당 5.66m³였던 한국의 산림 축적은 2010년 125.6m³까지 늘었다.
김남균 임업진흥원장은 “울창한 산림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라며 “앞으로 한국의 산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북한 산림 복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