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행복 한국인문학총연합회 대표회장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
상품 자체의 질 못지않게 생산국의 이미지가 중요하고, 국가브랜드는 문화적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은 ‘인문 올림픽’의 슬로건을 내세워 자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했는데 국가브랜드를 높이려면 그 무형적 요소의 원천적이고 핵심적 자리에 있는 인문학의 지원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입국’의 시책이 오늘의 한국 건설에 크게 공헌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물신숭배 가치관의 팽배가 야기한 문제점 또한 도처에서 확인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은 우리의 인문학 중흥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닌 국민이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삶에 임하는 우월한 사회로 가려면 인문학을 먼저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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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거점으로 한 자율적이고 다양한 구상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대학의 연구가 인문학 콘텐츠의 원천이고 대학 교육이 그 사회적 확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대학의 인문학은 붕괴 위기에 방치되었고 인문학의 원천적 고갈조차 우려할 정도에 이르렀다.
2015년 한국의 연구개발(R&D) 예산 총 18조9000억여 원 중 18조1296억 원이 모두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되었고 인문사회 분야에는 4.2%인 7935억 원만 배정됐다. 학문 분야 간 지원 규모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를 이룩했으니 우리도 과학기술 분야 대비 4분의 1 이상 규모의 정부 지원을 인문사회 분야에 배정하는 선진국형 모델을 지향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인문학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효과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 지침을 실행함으로써 인문학의 다양한 기획이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
정부 지원이 우선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분야는 이제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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