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金 ‘공천개혁 관철’ 솔깃해도… 野에 영남 교두보 내줄까

입력 | 2015-08-06 03:00:00

[문재인 ‘공천-선거제 빅딜’ 제안]




상향식 경선을 통해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뽑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제1 공약이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주력 상품이다.

각자 내건 명분은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특정 정파의 지역 독식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의 5일 ‘빅딜’ 제안은 이 명분을 주고받자는 것이다. 하지만 명분 뒤에 가려진 이해타산도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협상 전망은 쉽게 낙관할 수 없어 보인다.

○ “권역별 비례대표는 불공정 게임의 룰”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깔린 의도를 겨냥한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서로 맞바꾸려면 명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득실이 비슷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한쪽에 불리한 협상이 성사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2년 19대 총선 결과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맞춰 시뮬레이션한 결과(300석·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2 대 1 기준) 새누리당은 152석에서 141석으로 11석이 준다. 새정치연합도 127석에서 117석으로 10석이 준다. 하지만 19대 총선 당시 새정치연합과 선거연대를 한 통합진보당 의석수가 13석에서 34석으로 21석이 증가한다. 이 증가분이 새정치연합의 몫이 되면서 야권이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야권에 몰표를 주는) 호남의 투표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의 룰’”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하지만 막판 협상 과정에서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있다. 김 대표가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살리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당내 사정은 복잡해진다. 우선 친박(친박근혜)계가 의구심을 보낸다.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하려는 것은 친박 진영의 공천권 지분 협상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도입을 요구한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며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리된 의견을 발표한다.

○ “100% 오픈프라이머리는 안 돼”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한다고 했지만 문 대표 측은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는 여야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후보를 선출하는 ‘100% 오픈프라이머리’다.

문 대표의 핵심 관계자는 “정당이 모든 지역에서 일률적으로 후보를 뽑자는 김 대표의 주장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오픈프라이머리의 실현 가능한 범위를 논의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여야 협상 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권 관계자도 “야당은 구조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채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막판 야권의 후보 단일화 등을 위해선 20% 정도의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 대표 측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다는 점으로 돌파구를 연다는 복안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여야가 각자의 텃밭에서 손해를 보는 비율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의원정수 확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래저래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프라이머리::
국회의원 후보자를 뽑을 때 지지 정당이나 당적 보유와 무관하게 일반 국민이 참여해 직접 선출하는 방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지역+비례)를 먼저 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

::석패율제::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출마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 등록해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 중 정해진 기준을 넘어 득표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제도

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