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두산 허경민(25·사진)은 가장 먼저 ‘마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꾸려가고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뒤였다.
허경민은 개막 전까지만 해도 내야 주전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심지어 그의 주 포지션인 3루 자리에는 외국인타자가 새로 왔다. 올해도 그저 ‘백업’으로 한 시즌을 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도 허경민은 “마음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어차피 144경기에 다 나갈 수 있는 선수는 한두 명뿐이라고 봤다. 주전 선수들에게 잠깐의 틈이 생길 때, 그 빈 자리가 안 느껴지게 하려면 ‘나도 내 자리에서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 허경민의 활약은 빈틈을 메우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달부터 꾸준히 선발 3루수로 출장하기 시작했고, 요즘은 무릎 통증으로 2군에 간 정수빈 대신 민병헌과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다. 민병헌마저 결장할 때는 리드오프(1번타자) 역할까지 맡았다. 그 사이 타율은 0.325까지 올라갔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 공수 모두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는 그래도 손사래부터 쳤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팬들의 칭송에 대해서도 “나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그렇게 많이들 띄워 주시는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다 끝난 뒤 나와 있는 기록으로 평가해주셨으면 한다”며 “이 정도 해서 칭찬받기에는 나보다 잘 하는 선수들도 많고, 내게 좀 과분한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광고 로드중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