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산업생산 반등… 소비가 관건
정유업계의 경우 상반기 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겪었던 최악의 시련을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4∼6월) 정제마진이 워낙 좋아 예정된 정기 보수도 미룬 채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의 2분기 가동률은 지난해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95% 안팎을 기록했다.
기계장비 부문에서는 미국 경기 회복세로 금속공작기계 수출이 5월보다 14.2% 증가했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동공조기의 수출이 17.4% 늘어났다. 자동차는 전달에 비해 영업일수가 4일가량 늘고 레저용 차량(RV)이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이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국내 승용·상용차 생산 대수는 42만3720대로 5월(36만5643대)보다 15.9%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동행지수가 부진한 것은 정부가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아직까지 경제주체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선행지수의 경우 6개월 후의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데, 장차 있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칠 여파가 반영돼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생산에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지만 경기 회복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메르스 사태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소비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메르스 사태로 6월 소매판매는 3.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0.8% 감소) 때 감소 폭의 4.6배다. 다만 하반기(7∼12월) 들어 소비는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일평균 매출액은 6월 10.1% 감소했지만 7월에는 ―4.1%로 감소 폭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금리 인하 등 단기 경기부양책을 쏟아 부은 만큼 이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먹거리를 찾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거시연구실장은 “경기는 심리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만큼 정부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는 믿음을 시장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장윤정·황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