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뜻밖의 중국견문’ 展
중국 항저우∼베이징 대운하를 그린 중국 청나라 작품 ‘경항도리도(京杭道里圖)’.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조선 성종 때 문신으로 제주도에 관리로 부임한 최부는 부친상을 당해 일행 42명과 함께 배를 타고 나주로 가던 도중 거센 풍랑을 만났다. 겨우 목숨을 건져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부에 닿은 최부 일행은 해적에게 잡히는 등 갖은 고초를 겪었다. 그는 조선 관료 신분을 인정받고 대운하를 통해 항저우에서 베이징까지 이동한 뒤 다시 육로로 조선에 돌아왔다. 중국 명나라 당시 강남과 강북, 요동지역을 모두 가본 조선인은 최부 일행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외적의 정탐을 막는다는 취지로 외국인들의 강남 지역 여행을 금지했다.
최부는 조선에 돌아오자마자 부친상도 미룬 채 왕명에 따라 자신의 여행기록을 정리해 ‘중조문견일기(中朝聞見日記)’로 남겼다. 30년 뒤 중종 때 ‘표해록(漂海錄)’으로 간행됐는데,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대 소장본과 일본 번역본까지 총 8종의 표해록 관련 서책을 선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