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연구개발에 2014년 11조 원 투자 희귀병-만성질환 치료제 개발 집중
지난달 30일 ‘환자를 위한 혁신’ 행사가 열린 스위스 바젤의 노바티스 본사에서 본보 임현석 기자(오른쪽)가 운동장애를 동반하는 희귀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을 가상 체험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29, 30일 이 회사 본사 건물인 ‘노바티스 캠퍼스’에서 ‘환자를 위한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표행사를 열었다. 28개국 97명의 취재진이 이곳에 모여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 물질에 주목했다.
이날 행사에서 노바티스가 밝힌 연구개발의 핵심은 희귀질환과 만성질환 치료였다. 이와 관련해 특히 면역치료제의 연구 성과 분야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표한 면역치료제 신약 물질(CAR-T)은 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직접 암세포를 공격한다.
노바티스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프로젝트는 만성질환에서 희귀병까지 다양한 질병영역에 걸쳐 200여 건에 달한다. 노바티스는 이날 이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가 임박한 신약 분야로 만성심부전과 건선, 황반변성, 폐암 치료제를 언급했다. 아직 임상연구 단계로 제품 출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자들은 정보기술과 헬스케어를 접목하는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노바티스의 안과부문 자회사인 ‘알콘’은 지난해 구글과 손을 잡고 혈당 수치를 자신이 쓴 안경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렌즈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최첨단 정보기술(IT) 부품을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게 만드는 소형화 기술. 두 겹으로 된 얇은 소프트렌즈 사이에 초소형 칩과 센서를 삽입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현재 바늘로 하는 혈당체크를 대신할 혁신적인 제품을 5년 내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의 신약 연구 성과 발표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이 회사가 전 세계 제약사 중에서 신약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우리 돈으로 10조8741억 원(약 99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63조 원(약 579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니 총매출의 1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 주요 제약회사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평균 10%대인 것과 대조적이다.
바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