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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구영웅 ‘新라이벌 감독시대’ 열다

입력 | 2015-07-20 05:45:00

2015 청주-KOVO컵 정상에 오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여자부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KOVO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KOVO컵 남자부 결승전 두 감독을 만나다

●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김상우 감독은 존경하는 친구
트리플크라운 한 번 해보겠다” 

●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

“김세진 감독 의식할 수준 아니다
해설위원 지내며 생각 폭 넓어져”

많은 배구인들이 한국 배구의 황금시기로 기억하는 1995∼2004년의 슈퍼리그에서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었던 주역들이 마침내 사령탑으로 결승전에서 만났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퇴장 이후 감독 세대교체가 만들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하던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5 청주 KOVO컵 남자부 결승전을 앞두고 기쁜 표정이었다. 19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결승전을 앞두고 두 감독은 특징 있는 인터뷰를 했다.

현역시절 여성팬들의 사랑을 양분하면서 배구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왼쪽)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19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 앞서 포옹을 하며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새 역사 창조를 꿈꾸는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중학교 때부터 알았다. 대학 시절 소속 학교는 달랐지만 항상 붙어 다녔다. 친하게 지낸다고 소속팀 감독에게 혼도 많이 났지만 닮은 부분이 많고 무엇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라고 했다. “생활이나 훈련, 말하는 것, 생각 등에서 존경하는 친구, 지도자로서 아주 괜찮은 친구”라면서 상대를 인정하고 칭찬했다. 지난 20년간 한국 배구가 신치용-김호철 감독 라이벌이 만드는 스토리 위주였다는 것을 잘 아는 듯 새로운 스토리를 주려고 노력했다. 트리플크라운(리그 우승∼한일 탑매치 우승∼KOVO컵 우승)을 먼저 언급했다. “최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겠다. 둘이 같이 기자회견을 하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라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김세진 감독은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에 누구보다 자부심을 가졌다.

● 조용히 발톱을 숨긴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은 평소 성격처럼 침착했고 조용했다. 연신 자신을 낮췄다. “(김세진 감독과 OK저축은행을) 감히 의식할 수준이 아니다. 라이벌이라기보다는 평소 하던 대로 열심히 하자는 생각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한때 모기업의 배구단 운영 포기로 와해될 뻔했던 팀을 떠맡은 김 감독은 “(주력선수가 많이 군대에 간 탓에 선수구성이 좋지 못해) 고생하러 왔다고 생각은 했지만 선수들이 내가 말하면 따라주려고 하는 의지가 보였다. 구단이 전폭적으로 도와주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올랐다. 결승전까지는 올라간다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KOVO는 김 감독의 발언 이후 기록을 뒤졌다. 확인 결과 김호철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이 2006년 KOVO컵부터 시작해 2006∼2007리그, 2007한일탑매치에서 연속 우승하며 이미 트레블을 달성했다.

● 두 감독의 벤치토크와 경기 뒤 소감은?

3년차 감독생활이지만 김세진 감독은 베테랑의 풍모를 보여줬다. 2세트에서 주전 송명근과 이민규과 흔들리자 과감하게 교체했다. 그 결정이 한때 반격의 계기도 안겼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신바람은 거셌다. 3∼4세트에서 모든 선수들이 평소 기량 이상의 힘을 모았다. 그 기세를 꺾을 힘이 OK에는 없었다. “핑계는 없다. 끝까지 해”라고 김 감독은 지시했지만 대세는 이미 우리카드 것이었다. 패배가 확정된 뒤 오랜 친구를 껴안으며 우승을 축하해줬다.

김상우 감독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지시했다. “해설위원으로 지내는 동안 생각이 넓어지고 경기를 깊이 있게 보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격려하며 기를 살려주려고 노력했다.

LIG손해보험∼성균관대 감독을 거치는 동안 아직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김상우 감독은 “헹가래를 3번째 받아본다. 삼성화재 시절 10연속 우승이 좌절될 때 후배들이 선수생활 끝내라며 헹가래를 쳐줬고 두 번째는 선수 은퇴식 때였다. 30대에 LIG손해보험을 맡았을 때는 너무 자신이 넘쳤지만 지금은 그런 자신감은 없다. 다만 어떻게 우리 팀을 끌어올릴까 생각만 한다. 대신 그때보다는 여유로워졌다. 지금 우리가 우승했다고 겨울에 잘 한다는 보장은 없다. 준비를 더 할 뿐”이라고 했다.

최홍석. 스포츠동아DB


“우린 지난해와 다른 팀…우승 행복”
 

● 남자부 MVP 우리카드 최홍석

우리는 지난해와는 다른 팀이 됐다. 너무 행복하다. 우승이라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 것인지 몰랐다. 지난 2년간 힘들게 올라가서 준우승을 하고보니 너무 허무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덤벼들었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선 때부터 올라와서 어려운 것을 이겨내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아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크다. 그동안 팀 운영이 힘들었고 없어진다는 얘기까지 나올 때는 선수들이 정말 힘들었다. 구단이 마음을 바꾸고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감독님이 부임해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잘 될 것 같다. KOVO컵에서 보여주듯 우리는 지난해와는 다른 팀이 됐다. 선수들끼리 뭉치는 응집력도 좋아지고 서로간의 신뢰도 좋아졌다. 하려고 하는 의지도 높다. 지난 시즌처럼 허무한 경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희진. 스포츠동아DB


“힘든 상황 동료들이 잘 버텨줬다”
 

● 여자부 MVP IBK기업은행 김희진

어제 경기 치르고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부담됐다. 현대건설에서 블로킹이 내게 집중됐는데 그것을 제대로 뚫어내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래서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힘든 상황에서 동료들이 잘 버텨줘서 고맙다. 지금까지 했던 결승전 가운데 가장 힘든 경기였다.

청주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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