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마이리틀 텔레비전’(아래). 사진제공|tvN·MBC
아무리 ‘대세’라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방송가를 장악한 이른바 ‘쿡방’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채널만 돌리면 ‘지지고 볶는’ 수준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백종원, 최현석, 정창욱, 샘킴, 이연복 등 인기 요리사들의 겹치기 출연은 다반사다. 방송사들은 앞다퉈 요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들고,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특집’으로 요리를 선보인다.
현재 방송 중인 요리 관련 프로그램은 KBS 2TV ‘해피투게더-야간매점’, MBC ‘찾아라 맛있는 TV’ ‘마이리틀 텔레비전’, 케이블채널 올리브TV ‘오늘 뭐먹지?’ ‘올리브쇼’ tvN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여기에 올리브TV ‘주문을 걸어’와 E채널 ‘더 맛있는 원샷’은 16일부터 방송을 시작하고, EBS도 다음달 13일부터 ‘국제식당’을 방송하며 ‘쿡방’ 대열에 합류한다.
그러면서도 제작비가 저렴하다는 점은 또 하나의 장점이 된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상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던 야외버라이어티 프로그램보다 70% 수준의 제작비에 불과하다.
또 간접광고(PPL)도 비교적 수월하다. 식품과 주방용품 등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어 업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과도한 PPL 논란을 불러 모으기도 한다.
이 같은 제작상의 이점으로 각 방송사들은 요리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그동안 야외버라이어티, 오디션, 육아 등 트렌드에 따라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이다. 인기의 충족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당분간 열풍이 이어지겠지만, 점차 시청자의 피로감만 쌓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