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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유-맨시티의 ‘선수 뺏기’? 팬들 상처 회복 위해선…

입력 | 2015-07-15 16:42:00


‘너가 하면 나도 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시티(맨시티). 2015~2016시즌 개막(8월 8일·현지 시간)을 앞둔 두 팀이 전력 보강을 위해 벌인 선수 영입 행보에서도 닮은꼴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첼시에 리그 우승컵을 내 준 두 팀(맨시티 2위, 맨유 4위)이 최근 영입한 선수들은 원 소속 팀의 상징이거나 희망이었던 간판들. 이런 선수들을 빼앗긴 원 소속 팀 팬들 이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맨시티는 “리버풀에서 뛰던 미드필더 라힘 스털링을 영입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올해 21세인 스털링은 스무 살이던 지난해 잉글랜드 대표로 브라질 월드컵에 나갔던 잉글랜드 축구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17세였던 2011~2012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스털링은 지난 시즌 7골, 7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맨시티가 스털링의 가치를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는 그의 이적료를 보면 알 수 있다. 맨시티는 리버풀에 4900만 파운드(약 856억 원)의 이적료를 줬다. 잉글랜드 출신 선수 중 역대 최고다.

스털링의 이적이 원 소속 팀 리버풀 팬들의 분노를 산 데는 이유가 있다. 스털링이 잉글랜드 축구의 유망주일 뿐 아니라 리버풀 유스팀 출신이라는 것이다. 스털링은 리버풀 유스팀을 거쳐 리버풀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3월 프리미어리그에서 은퇴한 뒤 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에서 뛰고 있는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35)의 후계자로 여기는 팬들도 있었다. 이런 스털링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이적한다고 하자 스털링의 페이스북에는 그와 가족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까지 올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맨시티보다 먼저 원 소속 팀 팬들에게 상처를 안긴 팀은 맨유다. 맨유는 13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1)를 계약기간 3년, 총액 4000만 파운드(706억 원)에 영입했다. 주급으로 따지면 프리미어리그 미드필더 중 최고액이다.

2001년 바이에른 뮌헨 2군으로 프로 데뷔를 한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듬해인 2002년 1군으로 올라와 지난 시즌까지 13시즌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 맨’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바이에른 뮌헨 1군에서 통산 500경기를 뛰면서 67골을 넣었고, 8번의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독일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독일 축구의 자존심이다. 슈바인슈타이거의 이적이 발표되자마자 오트마르 히츠펠트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슈바인슈타이거의 등번호(31번)를 영구결번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앞으로 맨유와 맞붙는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원 소속 팀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면서 두 선수를 영입한 맨체스터 라이벌 맨시티, 맨유가 이번 시즌 어떤 성적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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