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헤지펀드 공격 가속”… 50% “적대적 M&A 늘 것” “국내 산업계 전반 뒤흔들 위험… 지배구조 개선-경영권 방패 시급”
국내 경제 전문가 10명 중 9명이 향후 해외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전문가들 중 절반은 해외 자본에 의한 국내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투기자본의 공습’이 국내 산업계 전체를 뒤흔들기 전 국내 기업들은 스스로 후진적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정부 및 정치권도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동아일보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책 및 민간 연구기관, 10개 증권사 등의 국내 경제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향후 국내 기업들에 대한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0명 중 10명(25.0%)이 ‘매우 그렇다’, 27명(67.5%)이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2.5%가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본에 의해 적대적 M&A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응답자 40명 중 20명(50.0%)이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4명(10.0%)에 그쳤고 16명(40.0%)은 ‘보통’으로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이 늘어나는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46.4%가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꼽았다.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의 경우 성장가치가 크지만 오너가(家) 지분이 미미해 이 틈을 파고들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국내 기업 상당수는 후대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일시적으로 그룹 지배력이 더 약화될 수밖에 없는 약점이 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