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박물관 방문객 두자릿수 불과… 어린이체험실은 개점휴업 상태 업무-상업시설 임대 48% 불과… 관장 공석 길어지며 제기능 못해
썰렁한 섬유박물관 7일 DTC 섬유박물관의 재봉틀 전시관이 한산한 모습(왼쪽 사진)이다. 개관 초기지만 소재를 보여주는 산업관의 모니터 1대에는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올해 5월 개관한 DTC가 표류하고 있다. 방문객이 늘지 않는 데다 운영에 필수적인 섬유업체 입주도 부진하다. 초대 관장은 4월 해임된 후 아직 공석이다.
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DTC 업무와 상업 판매 시설 120곳 가운데 임대 계약이 된 곳은 58곳(48%)이다. 개관 한 달간 4곳(3%)이 늘었다. 주변 상가보다 임대료를 10% 낮추고 선착순 수의계약 방식도 도입했지만 계약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개관 초기 공실률(빈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 40% 이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이 밀집한 북구 3공단과 서구 염색단지 등 주요 공단과 떨어져 접근성이 좋지 않아 계약 업체들의 입주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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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C 안팎에서는 관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대 관장이 40여 일 만에 갑작스레 해임된 이후 두 달째지만 후임 공모 계획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DTC 관계자는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적극 나서야 하지만 관장 선임 실패에 따른 부담 때문인지 서두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섬유 업계에서는 DTC가 수출 전진기지와 섬유문화 복합공간 역할은커녕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구시는 업체 입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2019년까지 22억 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학생 체험 행사 등으로 방문객을 늘리고 연말까지 기업 유치에 집중해 임대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DTC는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130억 원을 들여 총면적 4만9667m²에 9층 규모로 건립했으며 비즈니스센터와 다목적 홀, 섬유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는 2018년부터 예산 지원 없는 자립경영 체제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지만 섬유 업계에서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