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백화점 매출 한달만에 반등… 교통량도 5월 수준 회복

입력 | 2015-07-06 03:00:00

[소비심리 되살아나나]
백화점-대형마트 북적… 소비심리 ‘메르스 터널’ 빠져나오나




백화점 다시 북적 5일 오후 세일 상품을 고르려는 고객들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이벤트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둘째 주에 ―5.2%(전년 대비)까지 떨어진 이 백화점의 매출은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3% 중반대까지 늘어나는 등 서서히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7월 첫 주말, 마스크 차림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4일과 5일 찾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붐볐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고 느낄 만한 주말이었다. 본보는 붐비는 쇼핑몰에서 체감한 소비 회복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유통업계와 관광업계, 교통량 변화까지 골고루 분석했다. 수치는 분명 회복세였다. 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는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메르스 때문에 ‘미뤄뒀던 소비’가 이뤄지는 거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 회복이 진정한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도 들어봤다. 》

“자, ‘원 플러스 원’ 시간입니다! 하나 사면 하나를 더 드려요.”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로의 이마트 성수점은 ‘호객’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상징이었던 마스크를 쓴 고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4층부터 시작되는 마트 주차장 천장에는 거의 대부분 주차 공간이 없다는 의미의 빨간색 등이 켜져 있었다.

대형 유통업계의 ‘소비심리 반전’은 6월 말 시작됐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직장인 장은경 씨(42·여)는 “2주 전만 해도 사람이 없었을 뿐 아니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지난주 초부터 마트를 찾는 인원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4일 서울 강서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는 반바지 등 여름 상품 행사장 코너에 100여 명이 몰렸다. 한 매장 직원은 “6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 ‘소비 이연(移延)’…유통업부터 분위기 반전

6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국내 소비경기가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 밀접한 유통업계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퍼져 나가고 있다. 이는 각종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6월 말부터 일제히 반등으로 돌아섰다. 6월 내내 매출이 줄어들다가 마지막 주 0.8∼3.5%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어났다.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퍼진 5월 20일 이후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추이의 매출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이 움직이는 직접적 지표인 고속도로 이용객 수도 늘었다. 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토요일인 4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430만 대로 토요일 기준으로 5월 30일(440만 대) 이후 한 달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6월 20일 347만 대까지 떨어졌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는 데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며 교통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에서부터 ‘메르스 탈출’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확산기 내내 억눌려 있던 소비가 뒤늦게 시작되는 이른바 ‘소비 이연’이 생필품을 판매하는 유통업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통업의 판매 회복은 소비자들이 6월 초 멈춘 소비를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이제 메르스 충격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속적인 소비 회복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앞으로 판매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 달리 메르스로 인해 중단된 소비는 해외에서 이뤄지기보다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에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정부 “지켜보자”…소비 막는 ‘장애물’ 없애야


정부는 아직 ‘메르스 탈출’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소비가 늘고 있지만 일시적인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긍정적 기류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이전인 5월 초 수준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5월 1, 2주 대비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첫째 주(―26.1%)와 둘째 주(―32.8%)는 매출액이 급감했다가 셋째 주(―26.2%)부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 넷째 주(―10.6%)에는 매출액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6월 마지막 주와 7월 첫 주의 소비 추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5월과 비교한 문화·여가 분야의 카드 승인액 역시 지난달 첫째 주에 ―34.3%까지 떨어졌으나, 넷째 주에는 ―23.2%로 10%포인트가량 감소 폭이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월말 백화점 세일과 신작 영화의 개봉이 잇따르며 관련 소비지표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각종 지표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감소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메르스 등에 대비해 12조 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지만 이에 앞서 내수 촉진을 가로막는 내·외국인의 ‘심리적 소비 장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인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조류독감 유행 이후 모든 음식점의 위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관광 위기를 극복했다”며 “메르스로 인한 국내외 소비 침체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 부양 뿐 아니라 ‘한국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 줄 신뢰 회복 조치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가인 gain@donga.com·김성모·박재명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