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현 서울지방보훈청장(왼쪽)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 문화의 마당에서 열린 6·25전쟁 한강방어선 전투 첫 정부 기념식에서 첫 ‘서울지역 호국영웅’으로 선정된 김홍일 육군 준장의 유족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보훈처 제공
박승춘 보훈처장(가운데)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 문화의 마당에서 열린 6·25전쟁 한강방어선 전투 첫 정부 기념식에 참석해 참전용사 및 전사자 유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훈처 제공
6·25전쟁 당시 북한군을 필사적으로 저지해 미군의 증원과 다른 유엔군의 참전을 가능케 했던 ‘한강방어선 전투’를 기념하는 정부 기념행사가 28일 처음으로 열렸다.
서울지방보훈청은 6·25전쟁 및 한강방어선 전투 65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여의도 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한강방어선 전투를 치른 참전용사와 유족 등 1000여 명을 초청해 한강방어선 전투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 전투는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6일 동안 국군이 북한군의 한강 이남 전진을 저지한 전투다. 이 기간에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냄으로써 국군이 흩어진 전투력을 다시 정비하고 유엔군이 참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한강방어선이 구축된 다음날 맥아더 미국 극동군사령관은 지상군 파병의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영등포 지역 한강방어선을 찾았다. 이때 맥아더 사령관이 개인호에서 진지를 지키고 있던 한국군 병사에게 “언제까지 그 호를 지키고 있을 것인가”라고 묻자 그 병사는 “군인은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저의 상관이 철수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죽는 순간까지 이곳을 지킬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말에 감동한 맥아더 장군은 “내가 도쿄로 돌아가는 즉시 지원 병력을 보내줄 터이니 그때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싸우라”고 병사를 격려했다고 한다.
이날 식후행사로 당시 한강방어선 전투지역의 일부인 여의도 공원에서 신길 역 인근지역 까지 약 1.7㎞를 걷는 ‘한강방어선전투 그 길 따라’ 행사도 열렸다. 서울지방보훈청은 서울에서 벌어졌던 6·25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사진전도 연다.
서울지방보훈청은 ‘서울지역 호국영웅’을 새로 지정해 첫 영웅으로 한강방어선 전투를 이끈 김홍일 육군 준장을 선정하고 유가족에게 기념패를 전달했다. 당시 시흥지구전투사령관이었던 김 준장은 후퇴하던 국군을 결집해 한강 이남에 24㎞에 이르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북한군의 진격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김 준장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광복군 참모장으로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돕기도 했다. 정부는 그의 희생정신을 기려 1956년 태극무공훈장,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정성택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