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대학생 5명이 동급생 1명을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피해학생 아버지가 주장했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해당 대학교 기숙사에서 한 학생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또래 학생들에게 감금·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받고 23일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학생 아버지인 김진규 씨는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이른바 ‘동급생 폭행 대학생’ 사건은 폭력 수준이 아니라 ‘고문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아들의) 손발을 다 묶어 놓고 성기를 잡아당겼다고 하는데, 애가 아프다고 그러면 놀리면서 또 했다고 하더라”며 “피가 거꾸로 솟고 몸이 떨려서 심정을 밝힐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김 씨는 “아들 휴대전화로 나한테 전화가 왔다. ‘아버님, 제가 ○○이 친구인데 빌린 돈 6만원을 안 갚는다’라고 했고 ‘○○이가 밥 사먹을 돈이 없어서 저한테 6만원을 빌렸다. 갚아라’라고 해서 10만 원을 보냈다. 그때부터 아들한테 가서 ‘야. 너희 아빠가 돈 부쳤지? 카드 내놔’ 라고 협박한 뒤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9만 원을 인출해 셋이서 3만원씩 나눴다”고 ‘동급생 폭행 대학생’들의 금품 갈취 행태 중 하나라며 예로 들었다.
김 씨는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우리 아들이 뇌종양을 앓다보니까 발달장애가 있다. 그래서 대학 입학 초기인 4월 중순부터 애들한테 놀림감이 되면서 무슨 퀴즈를 내서 틀리면 ‘너 맞을래? 치킨 살래?’, ‘너 맞을래? 피자 살래?’ 그러면서 금품을 갈취해 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해학생은 ‘폐쇄공포증’ 증상까지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답답함을 호소하며 밖으로 뛰쳐나갔을 뿐 아니라 어떠한 공간에도 못 있으며 자신의 몸에 손도 못 건드리게 하고 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고 주장했다.
“폭력을 당할 때 옆방 애들이 와서 다 봤다더라. 멍이 든 것도 교수가 다 봤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놔뒀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가고 솔직히 말해서 그 학교는 ‘폐교’를 해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기숙사에 학생들 관리하라고 사감 선생님이 있는데, 밤마다 점검을 하는데도 그걸 몰랐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해당 대학의 허술한 학생관리 체계를 비판했다.
이에 이번 사건이 일어난 대학교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현재 폭행사실은 확인됐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와야 후속조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한편, ‘동급생 폭행 대학생’ 사건을 담당한 경북 경산경찰서 박신종 수사과장은 24일 가해자 중 1명이 메르스 의심 증세가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가해학생 중 1명이 지난 5일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왔지만 현재는 잠복기가 지난 시기”라고 했다. 이어 “23일 소환했었는데 미열이 있어서 이번 주까지는 경과를 지켜보고 다음 주 중으로 수사를 할 방침”이라고 향후 일정을 동아닷컴에 설명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